창조적 파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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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슘페터의 시대다’

55년 전에 작고한 경제학자 요제프 슘페터가 사실상 부활했다. 오늘날 경제현상이 그의 예견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창조적 파괴’는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코드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그는 자신의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서 자본주의의 본질은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낡은 시스템이나 서비스, 그리고 비효율적인 제품을 파괴하고, 좀 더 새롭고 효율적인 것들을 채택하려는 과정이 자본주의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슘페터는 특히 새로운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상실한 기업은 시간이 지나면 쫓겨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세계 유수기업이 그랬다. 시장에서 퇴출됐거나 종전의 지위를 잃은 수많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제너럴 모터스, IBM 등 세계 최고의 기업이 1등이라는 실적에 만족하며, 방심하다 후발주자에 덜미를 잡힌 게 그 예다. 이러한 전철을 밟은 국내의 기업도 상당하다.

지난한해 들불처럼 번졌던 블루오션이라는 개념도 슘페터의 이론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산업계에 없는 새로운 무엇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편집광적인 사람들만이 살아남는다.”는 슘페터의 명언도 블루오션에 속한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을 개량화한 것이 창조적 파괴지수다. 미국의 금융그룹 플리트보스턴이 1999년에 이를 개발했다. 이 지수는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정부예산 비중, 대학졸업자의 비율, 가구당 PC보급률, 취업률, 무역장벽 정도, 부패도 등 10개 항목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국가경제가 혁신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2000년 발표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를 차지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특별자치도법안이 9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제주의 행정시스템을 새롭게 바꾸는 것으로 ‘창조적 파괴’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올바른 작동을 위한 ‘창조적 파괴’도 요구된다. 설령 ‘파괴’의 의미가 우리 정서에 맞지 않더라도 파괴지수를 높여야 한다. 지금이 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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