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처방 0% 의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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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처럼 약을 쉽게 사먹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따라서 약을 잘못 먹거나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는 오남용의 문제가 늘 뒤따랐다.

이 약 저 약을 자주 먹다보니 항생제를 먹어도 세균이 죽지 않는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4~5배에 달한다고 할 정도다.

그런 가운데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도내 151개소 병의원의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보면 90% 이상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는 곳이 19개소나 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그런 반면 항생제처방률이 0%인 곳도 3개소가 있었는데 그 곳 의사의 말은 “환자들이 한 번에 병이 나을 수 있도록 강한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할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는 것이다.

항생제 오남용의 문제가 단순히 의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약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우리 도민들의 의식에도 있다는 얘기다.

그 의사의 말처럼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번에 병을 치료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의사의 처방에 따르는 것이 항생제 오남용을 예방하는 길” 일 것이다.

도민들의 의식변화가 있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90% 이상인 경우는 우선 의사에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항생제를 처방해야 할 환자들도 있겠지만 열이면 아홉 이상 항생제를 모두 처방하는 것은 지나친 오남용이 아닐 수 없다.

감기환자라면 모두 중증 독감환자로 진단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고 이에 따라 환자들은 항생제 등 더 많은 약을 복용하거나 필요 없는 주사까지 맞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내성이 생겨 정작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때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매우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내 병의원 가운데는 항생제 처방률이 네덜란드(16%)등 선진국수준이나 선진국수준에 가까운 곳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의 지나친 항생제 처방의 문제점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의료계가 내부적인 지도 노력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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