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에서 탄생한 흰인의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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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제주대 화학과 교수

연금술은 돌이나 흔한 금속으로부터 금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연금술사도 금을 생성시킨 적은 없다. 돌을 금으로 바꾸는 것은 그야말로 허황된 꿈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연금술사들이 금을 제조하려는 과정에서 화학의 기초 지식이 축적됐다.


그들은 여러 가지 물질들에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발견했고, 질량을 측정하는 저울이나 금속을 녹이는 도가니, 플라스크, 증류장치 등 많은 화학 기구들을 발명했다. 그와 함께 여러 가지 새로운 물질들도 발견했다. 즉, 의도한 금은 만들지 못했지만, 뜻하지도 않게 근대 화학의 기반을 닦았던 것이다. 


화학이 연금술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즈음에도 연금술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연금술사들은 금을 만들려면 ‘철학자의 돌(현자의 돌 혹은 마법사의 돌)’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들은 소변의 노란색에 심취해 이로부터 금을 만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1669년 허풍쟁이 독일인 H. Brand는 먼저 이 오줌으로 철학자의 돌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펄펄 끓는 소변에 첫 번째와 두 번째 아내의 재산까지 몽땅 쏟아붓고는 결국 가난 속에 죽어갔다.

소변에 바친 Brand의 운명은 비극적이지만, 그는 오줌을 강하게 가열하여 걸쭉하게 된 상태에서 놀라울 정도로 밝게 발광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공기 중에서 흰 연기를 발생시키며서 불붙으며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을 발하여 그 밑에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이였다.

오줌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 물질이 바로 백린(흰인)이며, 이의 발견은 초창기 화학분야에서 중요한 사건이었다. 백린은 자연발화가 되며 산소를 차단할 때까지 격렬하게 타오른다. 0.1g만 흡입해도 그 결과는 치명적이며, 그보다 적은 양에라도 오랜 시간 노출되면 턱이 썩어 떨어져나간다.


당시에 사기꾼과 사이비 종교인들은 소박한 대중들을 속이는데 이 흰인을 이용했다. 예를들어 그들은 밀납이나 파라핀에 약간의 흰인을 넣어 글을 썼다. 그것은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이나 어두컴컴한 곳에서는 잘 보였기 때문에 이들은 마치 그것이 신의 조화인 것처럼, 마술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였던 것이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백린은 재산과 인간을 잿더미로 변모시키는 참사를 야기시킨 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백린을 사용해 만든 소이탄에 의해 함부르크는 엄청난 화염폭풍에 휩싸였다.

 이 항구도시의 하늘은 활활 불타올랐고 수 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인 함유 화합물은 다방면에 사용되고 있다. 실례로 인산은 비료 생산에 이용되며, 청량 음료수에도 첨가된다. 이 산은 약한 산성이므로 음료가 든 병안에서 박테리아가 성장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 인산은 금속 용기에도 사용될 수 있다. 금속이온이 용기 벽에서 녹아나올 때 인산이온은 금속이온과 반응하여 불활성 인산 화합물을 형성하여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금속의 독성을 예방해준다.


인산칼슘은 베이킹 파우더(baking powder), 치약의 부드러운 연마제 또는 윤을 내는 재료 등에 이용된다.
뼈에도 인산칼슘 형태로 인이 존재하며, 뼈를 태워서 인을 얻을 수도 있다. 인체에 인이 존재하지 않으면 사람은 생각할 수도 느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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