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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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시황경 315도에 왔을 때인 양력 2월4일께를 입춘 입기일로 해 이후 약 보름간을 입춘기간으로 본다고 한다. 음력으로는 정월의 첫 절기로 동양에서는 이날부터 봄이라고 하는데 날씨는 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점이 없지 않다. 오히려 입춘 추위는 한겨울의 추위를 넘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한껏 움츠리도록 한다. 입춘 절기가 막바지에 이른 요즘 제주지역의 날씨는 봄을 맞을 채비가 한창인 듯 싶다. 앞으로도 그리 큰 추위가 없다고 하니 한 겨울에 움츠러드렸던 몸과 마음이 서서히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0겨우내 얼었던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 안거(安居)에 들어갔던 스님들이 안거를 해제(解制)하고 산문을 나서 만행(萬行)을 떠난다고 한다.

안거제도는 석가모니가 살아 있을 때부터 시행되어 왔다. 원래 출가한 수행자들은 어느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생활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우기가 되면 땅속에서 작은 벌레들이 기어나오기 때문에 길을 가다 밟을 염려도 있고 각종 질병이 나돌아 수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석가는 제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기 3개월동안을 돌아다니는 것을 중지하도록 했는 데 여기서 안거제도가 유래됐다.

우리나라에서는 4계절이 뚜렷한 이유로 인해 무더운 여름 3개월과 날씨가 추운 3개월 동안을 안거 기간으로 삼게됐는데 여름에 실시하는 것은 하안거(夏安居), 겨울에는 동안거(冬安居)라 칭하고 안거를 시작하는 것을 결제(結制), 끝내는 것은 해제(解制)라고 한다.

0지난 12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올해로 법랍 50년을 맞은 법정 스님이 동안거 해제 법문을 펼쳤다. 법정 스님은 법문을 통해 "좋은 마음은 이웃을 따뜻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가족도 마찬가지지요. 아내나 남편을 부처나 보살이라고 생각하세요. 남을 미워하면 결국 나 자신이 미워지는 데 한 생을 그렇게 먹칠해서는 안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까닭없는 결과는 없기에 좋은 쪽으로 마음을 써야 인생의 새봄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봄은 얼어붙었던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새로움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또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봄, 이 봄을 맞는 우리에게 항상 좋은 마음만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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