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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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이 까치의 습성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다.

까치 생태를 관찰하던 한 연구원이 둥지를 건드리자 어미 새가 위기를 느낀 듯 둥지를 떠나고 아기 새들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 후 어미는 아기 새를 꺼내 간 연구원의 얼굴을 기억하고 볼 때마다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행동생태연구실과 공동 연구에 참여했던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동물의 인지’에 소개하면서 “까치가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조류로 까치를 비롯해 비둘기, 까마귀, 앵무새를 들었다.

▲최근 제주도가 도내에서 서식하는 까치 수가 9만6000여 마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주에는 당초 까치가 서식하지 않았으나 1989년 항공사 등이 3차례에 걸쳐 ‘길조’를 들여오는 의미로 방사한 53마리가 시초다. 그 수가 20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까치는 싸움꾼으로서 뛰어난 재능과 근성을 지녔다고 한다.

나무 위에서 아래로 먹이를 공격할 때 마치 추락하듯 떨어지는 비행 기술은 큰 원을 그리며 내려오는 다른 새들을 스피드에서 압도한다.

전망 좋은 곳에 덩치가 큰 맹금류가 앉아 있기라도 하면 작지만 날렵하고 뾰족한 부리로 과감하게 혼자 덤비기도 한다. 만일 힘이 달리면 주위에 있는 동료들과 집단으로 공격한다.

다른 새들처럼 한 곳에 오래 앉아 있는 일도 없다. 천성적인 부지런함과 잡식성으로 먹이 걱정을 하지 않는다.

1980년대에 풍미했던 만화작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의 주인공인 ‘까치’ 오혜성의 캐릭터도 실제 까치의 이 같은 잡초같은 근성에서 찾지 않았나 싶다.

▲까치가 구박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텃새인 직박구리, 딱새 등의 서식처를 침범하며 조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가 하면 농작물을 마구 쪼아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조류독감을 옮기는 매개체로 낙인까지 찍혔다.

그래도 반가운 소식은 기다려진다. 감나무에 까치밥은 남겼으니까.



고동수 서귀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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