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관광객을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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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여자의 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신화 속에 나오는 대부분의 신들이 여자 신이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저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는 자연적인 현상들은 어떤가. 어머니처럼 포근하고 부드러운 한라산과 누이 젖가슴 같은 정겨운 오름들이 그렇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변덕스런 기후조차 영락없이 여자의 기질을 닮았다.

근래 들어 각계각층에서 여성파워가 수직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제주도는 일찍부터 여자의 존재가 유별났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여성경제력 의존도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여자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 일례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처부모를 친부모와 똑같이 섬기는 풍습도 그런 까닭이 아닌가 한다.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의 여성파워는 어느 정도일까.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세 나라의 여성파워를 비교해본다면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 순서일 것이다. 세 나라의 관광행태를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반드시 가족동반이고, 일본인들은 아직까지도 동성위주가 대부분이며. 한국인들은 얼마 전부터 부부동반 추세가 늘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일본인관광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법무부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의하면 2005년 제주를 방문한 일본인 입국자 수는 12만 9105명으로 그중 여성 입국자수는 약 전체의 40.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도에 비해 남성입국자 수가 6.0% 감소한 반면 여성 입국자 수는 무려 41.9% 증가했다(2004년 55.1% 증가).

도내 특급호텔의 일본인 남성관광객과 여성 관광객 투숙비율도 종전 8대 2에서 최근에는 격차가 크게 줄어 6대 4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인의 제주관광패턴이 남성중심 여행패턴에서 여성 또는 가족중심 여행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아직도 국적에 상관없이 여성관광객들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은 빈약한 실정이다.

최근 소비시장의 키워드로는 단연 ‘여성’이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소비 주체이자 유행을 창조, 선도하는 경제 활동 주체로서 여성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도 이 같은 맥락에서 21세기를 ‘이브(Eve)’와 ‘진화(Evolution)’의 합성어인 ‘이브올루션(EVEolution)’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 한 예로서 여성은 현재 생필품에서부터 자동차, 아파트까지 제품과 서비스의 80% 이상에 대해 구매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의 핵심 구매 대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관광소비측면에서도 여성은 관광지 선택에서부터 숙박지와 선물쇼핑 그리고 식사메뉴 선택까지 주도적이다. 따라서 여성 관광객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감성 및 감각적인 측면과 사회적 성향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제주도는 여러 면에서 여성적인 분위기가 짙은 관광지이기 때문에 여성관광객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들을 파악하여 여성마케팅 전략을 펴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본다. 관광마케팅은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여성파워가 갈수록 맹위를 떨쳐가는 지금은 관광객 전체를 대상으로 마케팅하기보다는 구매결정권이 높은 여성관광객을 별도로 공략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결국 여성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인하려면 관광제주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관리가 이루어져야한다. 무엇보다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와 일관되지 못한 이미지들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제주도 하면 해녀를 떠올리게만 할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화려하면서도 실속 있는 고감도 ‘우먼 아일랜드’를 창조하여야 한다. 이제야말로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파느냐’로 인식을 전환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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