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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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의 이 벌판을 언제나 다 지날꼬/ 열흘을 와도와도 산 하나 안 보이네/ 새벽별 말머리를 스치어 날아가고/ 아침 해 밭 사이서 돋아 올라오네”(‘요동벌의 새벽길’)

‘열하일기(熱河日記)’의 작가 연암 박지원이 지은 시다. 연암은 조선 후기의 대문호이자 북학파의 중심 인물.

1780년 진하 별사의 일원으로 중국에 다녀온 뒤 저술한 방대한 분량의 ‘열하일기’는 청조 중국의 현실에 대한 견문과 북학론이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때 연암은 종전의 연행 인사들과는 달리, 국경 도시인 열하까지 여행하며 남다른 열의와 식견을 가지고 청조 문명과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를 관찰했다.

이 책에는 청조의 번영과 안정의 이면에 한인(漢人)의 민족적 저항과 몽고, 티베트 등 주변 이민족을 제압하려는 고심에 찬 노력을 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 국정원이 1999년 개장한 이후 1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던 안보전시관을 리모델링 후 공개하며 연암 박지원을 ‘역사속의 정보활동’ 인물로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을 ‘자연스러운 면담으로 첩보활동’을 한 케이스로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열하일기’를 ‘박지원의 대중국 첩보보고서’라고 표현했다.

박지원이 중국 기행을 통해 집과 성곽, 벽돌 사용 방법, 말 사육법 등 부국강병책을 제시한 열하일기를 쓴 것은 ‘목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첩보 수집 시 자신의 의도와 신분을 숨기고 자연스러운 면담을 활용했기에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해 ‘X파일 및 휴대전화 도청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국정원이 안보전시관을 공개하며 이처럼 과거의 정보활동을 소개하는 것은 흥미있는 뉴스가 아닐 수 없다. 고려시대 목화씨를 붓통에 몰래 숨겨 들여온 문익점을 ‘위장수단 활용으로 산업기밀 수집에 성공’했다거나 안중근 의사를 ‘완벽한 신분가장으로 암살 공작에 성공’한 케이스로 설명하고 있다.

국정원이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정원은 또 국내 암호기술의 발전과 연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암호학술 논문을 공모한다고 최근 밝혔다.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앞으로도 연암 박지원 같은 유능한 첩보원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따지고 보면 나라를 위한 정보수집이 어디 국정원 만이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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