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농민의 시름과 농정의 無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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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썩어가는 감자를 보면 앞으로 농사지을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외상으로 농약 등을 구입했는데, 모두 빚으로 남게 됐습니다.”

새 봄이 한창인 들판에 감자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가득하다.

좋은 날씨에 병충해 등의 피해도 없어 올 감자농사는 그야말로 풍작이다.

그러나 대풍(大豊)이면 뭘 하겠는가.

올해 감자 생산예상량이 큰 폭으로 증가 하면서 밭에서 썩어가는 감자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벌이는 고사하고 그동안 투입한 종자대, 농약값, 비료값, 인건비 등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농민들은 앞날까지 캄캄한 ‘삼중고(三重苦)’에 갇힌 형국이다.

도민들은 따뜻한 관심으로, 제주도는 실질적 대책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감자재배 농민들을 부축해 일으켜 세워야 할 때다.

특히 감자의 경우는 식량작물로 분류돼 있어 함부로 버리거나 산지폐기도 못할 형편이어서 농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줄 파산을 걱정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감자 수매를 기다리다 썩히고 있는 농민들은 “썩은 감자를 처리할 인건비라도 지원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사정이 이렇게 딱한데도 가공용 감자 수매는 현재 계획물량 3만t의 절반가량에 그치고 있다하니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가공업체들의 처리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인데,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런 수매계획을 세우지 말아야할 것이 아닌가.

적어도 농정당국이 농민들을 이런 식으로 망하지 않을 길을 미리 찾아야 했다는 얘기다.

또 소비에 비해 생산이 과잉이라면 과잉생산을 축소하는 방책들을 만들었어야 할 것이고, 수매제도와 처리능력이 문제라면 마땅히 그 것도 손질해야 했을 것이다.

농민들이 억울해 하는 것은 이런 농정당국의 무책(無策)에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 절박한 시점에 직면해서도 “실무선에서 적절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버릇처럼 말하고 있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많지 않다.

언제까지 검토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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