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화산(風林火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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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孫子兵法)’은 2600년 전에 씌어진 것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사람으로 오나라 왕 합려(闔閭)를 도와 초, 제, 진을 굴복시킨 손무(孫武)가 지었지만 그의 후손인 손빈(孫殯)이 완성했다는 설도 있다.

원래 총 82편이었으나 삼국시대 때 위나라 조조가 요점만 간추려 13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시계(示計), 작전(作戰), 모공(謀攻), 병세(兵勢), 허실(虛實), 지형(地形), 구지(九地), 화공(火攻), 용간(用間) 등이 그 것이다.

그 중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知彼知己 百戰百勝)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야말로 선중의 선’(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이라는 대목은 유명하거니와 ‘풍림화산’(風林火山) 또한 널리 알려진 대목이다.

풍림화산은 ‘군쟁’ 편 가운데 ‘싸움을 할 때는 좋은 위치를 선점해 대적해야 편안하다’(風先處戰地而待敵者佚)에 이어 나오는 말로 ‘움직일 때는 바람처럼, 고요할 때는 숲처럼, 치고 빼앗을 때는 불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처럼’(其疾如風 其徐如林 侵掠如火 不動如山)이란 대목에서 생겨난 말이다.

‘군쟁’ 편은 이어 ‘숨을 때는 어둠에 잠긴 듯, 움직일 때는 벼락처럼’(難知如陰 動知雷震), ‘병세‘ 편에는 병력을 투입할 때는 ’돌로 계란을 치듯 해야 한다‘(如以下投卵)이라 써놓았다.

일단 싸우게 되면 철저히 몰아붙이라는 말이다.

요즘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손자병법’을 인용하는 예비후보자들이 많다고 한다.

하기야 ‘선거전’도 싸움이니 ‘병법’을 인용한다고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예비후보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대목이 바로 ‘풍림화산’이라고 한다.

“임산(林山) 이후 풍화(風火)...”라는 말도 예비후보자들이 지어내어 잘 쓰던 말인데, 요즘 선거 판을 보니 어디에도 숲(林)이나 산(山)은 없어 보인다.

공식 선거기간까지 기다리질 못하고 ‘속전속결’(速戰速決) 만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이니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볼 겨를도 없는 것이다.

기왕에 ‘손자병법’을 생각한다면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그런 방법을 모색할 수는 없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선거 판만이 아니라, 세상사가 다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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