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구입 빙자한 신종 사기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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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 있어도 코를 베이는 세상이다. 감쪽 같이 당하는 보이스피싱의 피해가 그렇다. 전화금융사기로 알려진 보이스피싱의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진화(進化)의 양상을 보면 실로 두려울 정도다. 방심하면 누구라도 한 순간에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피해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개개인이 철저히 대비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농수산물 판매업자 등에게 대금을 과도하게 입금했다고 속여 그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기단 5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서귀포시 위미리에서 감귤 쇼핑몰을 운영하는 피해자에게 ‘대포폰’으로 30만원 상당의 ‘레드향’감귤을 전화 주문한 뒤 300만원을 입금한 것처럼 문자메시지를 허위로 보내 차액인 270만원을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통장’으로 송금받은 혐의다. 입금하다가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였다고 속인 것이다.

신종 사기범들은 감귤 뿐 아니라 사과 배 인삼 장뇌삼 곶감 멸치 등 전국 각 지역 특산물 판매업자 등을 상대로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100명을 넘고, 금액은 2억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전화금융사기와는 사뭇 다르게 농수산물 구입을 빙자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사기범들은 농어촌 사람들이 농수산물을 판매하느라 일손이 달리고, 금융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했을 것이다. 농수산물을 직접 생산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물품을 주문한 뒤 마치 입금된 것처럼 거짓으로 금융기관의 입금확인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에 보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를 걸어 실수로 숫자를 잘못 눌러 입금되었다며 돌려달라는 수법인 것이다.

이처럼 선량한 시민들의 돈을 노리는 사기범들이 주위에 횡행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유사 전화를 받거나 문자메시지를 받을 경우, 현혹되지 말고 반드시 거래 금융기관에 문의해 입금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신뢰사회가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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