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준비도 안하면서 취업난 타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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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57.5%에 머물렀다. 취업 준비생 가운데 절반 가량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公試族)’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제주도와 도교육청에서 선발하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지난 4년간 평균 29.8대 1이다. 2008년부터 4년 동안 381명을 뽑았는데, 지원자는 무려 9830명에 달했다. 매년 2000명 이상이 응시한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시험 준비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청년 취업 풍속도에 대해 제주지역 기업들이 일침(一鍼)을 놨다. 도내 대학생들이 면접시험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취업박람회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제 제주도가 도내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마련한 취업 활성화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국내 유수의 IT업체 관계자는 “한 해 400~500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하는데, 이중 70~80%가 면접 준비도 하지 않고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면 기업에 취업하려다 보니 준비가 부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으로 황당하지만 따끔한 지적이다.

특급호텔 관계자의 얘기도 관심을 끌었다. 사무직이나 마케팅 부문의 직원을 채용할 때는 원서가 몰리지만, 서비스직 채용 때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다른지방 출신을 채용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시쳇말로 폼나는 직종만 고른다는 것이다.

도내 고용시장의 능력으로는 매해 쏟아지는 고학력자들을 흡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지만 성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심각한 ‘미스매칭(miss matching)’의 원인을 열악한 고용시장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미리 정해 놓은 조건만 고집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눈높이도 문제다. 그냥 노는 한이 있어도 중소기업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대졸 실업자들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자신의 능력과 위치를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먼저 냉정하게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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