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건너 ‘1·2인 가구’…현실화된 가족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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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에서 ‘나홀로 또는 2인’ 가구가 일반적인 삶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그렇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통계는 도내 전통적인 가족 단위가 급속히 해체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혼자 사는 사람들, 이른바 ‘나홀로’가구는 지난 1985년 1만5000가구에서 2010년 4만5000가구로 3배나 늘었다. 2인 가구 역시 같은 기간 1만5000가구를 밑돌던 것이 4만7000가구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2010년을 기준으로 도내 전체 가구에서 나홀로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 2인은 24.8%를 차지한다. 이 두 가구를 합치면 48.8%나 된다. 사실상 도내 가구 절반이 혼자 살거나 둘만 가정을 이뤄 살고 있는 셈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평생 홀로 사는 독신자가 늘고, 이혼 증가와 함께 출산 감소가 불러온 사회현상이다. 전반적으로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더 짙다. 2인 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자녀가 출가하고 노부부만 사는 ‘빈 둥지 가구’에다, 늦게 결혼해 아이를 낳지 않는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거기에다 자녀가 결혼하면 부모와 같이 살기보다 분가시키는 제주의 전통적 정서가 가족 해체를 재촉하고 있다.

문제는 급속한 가족 해체가 파생하고 있는 사회적 부작용이다. 예컨대 고독사(孤獨死)가 그 사례다. 홀로 살다 뜻밖의 사고를 당하거나 병마를 이기지 못해 사망하지만 주변 이웃들도 몰라 며칠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안타까운 소식을 가끔 전하게 된다.

사회복지가 강조되고 안전망이 확충됐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도내에서만 홀로 사는 노인이 1만2600여 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780여 명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고령화의 진전 속에 나홀로 및 2인 가구가 급증하는 것을 단순한 사회현상 정도로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복지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붕괴된 가족 가치를 복원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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