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중심의 학교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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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공남 제주서중학교 교장/ 논설위원
천연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은 과거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적 자원을 학교 교육을 통해 배출하였기 때문에 가능했고, 과거 독재사회로부터 민주주의 시민사회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도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와 신념체계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학습시켜 온 교육의 힘이었다.

세계화시대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는 산업화시대를 마감하고 정보화·다원화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교육환경도 스마트러닝으로 상징되듯 정보통신기술, 곧 IT기반의 다양한 학습기반을 제공하여 시·공을 초월한 학교 교육이 실현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우수한 교육콘텐츠라 할지라도 지식·정보 외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따뜻한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학교 교육의 중요한 요소는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과 그것을 지원하는 교육 환경, 그리고 그것을 계획하고 운영할 인적 자원 등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처럼,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교육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운영할 인적자원, 곧 교사이다. 교육을 통한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은 교사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가장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특히 인성교육은 교사와 학생들의 공감과 소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요즈음 선생님들은 교과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일보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을 더 힘들고 고통스러워한다. 선생님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또한 교직 밖에서 바라보는 학부모와 일반인들의 눈도 선생님에 대해 과거처럼 우호적이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정년을 다 채우지 않고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선생님들이 자꾸 늘어만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그들을 믿고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이 지닌 교사로서의 열정과 사명감 때문이다. 필자는 교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열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며, 그것이 교사로서의 행복이요 보람이라고 생각하며, 후배와 동료교사들에게도 참스승으로서 갖추어야 할 첫째 덕목은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임을 강조하여 말한다. 교사의 열정과 사명감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랑과 정이 소통하는 학교현장을 만들기 위해 먼저 우리 사회가 풀 죽은 선생님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지금은 일 년 교육농사의 출발점인 학년 초로 소통의 여건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시기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먼저 소통되어야 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학생에 대한 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하고, 부모는 자녀에 대한 정보를 선생님께 솔직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런 서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이 소통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소통의 학교 문화 조성에는 학교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설명회’, ‘찾아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은 최근에 학교가 보여주는 소통을 위한 몸짓이다. 다음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소통의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소크라테스와 공자는 참다운 앎은 행동으로 실현할 때라고 역설했다. 내 제자·내 자녀를 위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당장 전화기를 들어 인사 한 마디 건네고, 응원 메시지 몇 자라도 띄워보자. 학부모 회의, 학교 설명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하자. 원하는 게 있으면 당당히 요구하자. 그리고 선생님들을 위해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그 박수가 훗날 자녀들이 동량지재가 되어 돌아오는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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