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대 국내에 소개된 커피는 ‘가배차’, ‘가비차’, ‘양탕국’ 등으로 불리었다. 고종도 커피를 무척 즐겼다고 한다. 최근 개봉된 영화 ‘가비’는 이 ‘독다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타고난 이야기꾼인 김탁환의 소설 ‘노서아 가비’가 원작이다. 미수에 그친 황제 독살사건이라는 사실(史實)에 커피를 좋아했던 황제의 곁에 바리스타가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력이 가미됐다. 그래서 등장한 인물이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인 따냐다.
▲커피는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찾는 기호식품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그런지 커피 수입량도 급증했다고 한다. 지난해 수입량은 12만3029t으로 지난 11년 동안 1.6배 늘어났다. 커피 소비량도 하루 300t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1잔 8g가량의 원두가 함유된 에스프레소로 치면 무려 3700만잔이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2400만명이 하루에 한잔 반 꼴로 커피를 마신 셈이다.
▲언제부턴가 결혼 피로연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달달한 ‘잔칫집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흔한 모습이 됐다. 그런데 상가(喪家)에서도 조문객들에게 “잔칫집커피로 드릴까요”라고 한다. 커피가 만든 황당한 풍경이다. 자판기든 식당이든 ‘잔칫집커피’가 대세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잔칫집은 좀 심했다.
신정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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