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어(poor)들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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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말한다. “남들은 다 곡식이 있는데, 우리만 없으니 어떻게 해를 넘길꼬.” 남편은 “죽고 사는 것은 명(命)에 달렸고, 부(富)하고 귀(貴)한 것은 하늘에 있으니, 오는 것은 막을 수 없고 가는 것을 쫓아갈 수 없는 것이오. 무엇을 그렇게 상심하는가”라고 답했다. 남편은 거문고를 타서 방아 찧는 소리를 지어 아내를 위로했다. 그 남편에 그 아내다.

신라 자비왕 때에 경주 낭산(狼山) 아래에 살았던 백결(百結) 선생의 얘기다. 삼국사기와 조선의 역사서인 동사강목(東史綱目) 등에 전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방아타령’이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푸어(poor·가난한 사람)들의 전성시대’다.

그 중에서도 ‘워킹(Working) 푸어’, ‘리타이어(Retire) 푸어’, ‘소호(SOHO) 푸어’를 2012년 대한민국 ‘3대 푸어’로 꼽는다.

워킹 푸어는 저임금에 허덕이는 비정규직을 말한다. 퇴직 후 노후 대책이 없어 빈곤한 노년층은 리타이어 푸어다. 생계형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과당경쟁으로 수입이 변변치 못한 계층은 소호 푸어라고 한다.

▲옥스퍼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쪼그라든 중산층(Squeezed Middle)’을 선정했다. 치솟는 실업률과 만연된 인플레이션으로 중산층이 크게 감소하면서 삶의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중산층을 복원하고 두텁게 하는 것을 올해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계획이 얼마만큼 실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렇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 중산층 몰락과 빈곤층 증가라는 우울한 통계는 오히려 더 넘쳐나니 말이다.

▲우리나라 입법·행정·사법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변동 내역이 최근 공개됐다. 공개 대상자의 61%가 재산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3억원가량 늘어 그 대열에 함께 했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재테크 수완도 수준급인 모양이다.

돈은 돌고 돈다는데, 푸어들은 건너 뛰고 도니 문제다.



신정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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