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기면허 현지시험서 77세 나이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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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러분이 타고 다니던 것처럼 편안하게 하십시오. 하지만 2회 이상 발이 바닥에 닿거나 탈선, 넘어지면 불합격입니다.”
13일 오전 원동기면허시험 첫 현지시험이 치러진 성산중 운동장에 모인 원동기면허시험 응시자들.

감독관이 시험 요령을 설명할 때만 해도 잔뜩 굳어 있던 표정들이 첫 응시자인 강온순씨(59.성산읍 온평리)가 경쾌한 엔진소리를 내며 마지막 직선 코스를 벗어나는 순간 짧은 환호와 함께 환하게 바뀌었다.

4년째 오토바이를 타고 있지만 지난해 두 차례 불합격했던 강씨는 의기양양해져 다른 응시자들에게 합격 요령을 전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날 화제의 인물은 단연 최고령 응시자인 채진기씨(77.성산읍 오조리).

집에서 자신의 낚싯배가 묶여 있는 성산항까지 이동하기 위해 8년째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 채씨는 고령인 탓에 면허시험장까지 가서 시험을 보는 것은 언감생심, 사실상 어려웠던 일.

하지만 현지면허시험덕에 귀한 면허증을 취득한 채씨는 이제부터는 그간의 조바심을 버리고 당당히 도로를 질주할 수 있게 됐다.

“첫 손자를 볼 때만큼이나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는 채씨는 세상을 모두 얻은 듯 마냥 즐거워 보였다.

이날 현지면허시험은 제주지방경찰청이 농촌에 거주하는 노약자와 부녀자들의 편의를 위해 처음 실시한 것으로, 제주지방경찰청은 오는 9월까지 10차례 실시해 1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구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면허시험에 응시한 70대 4명, 60대 13명 등 42명이 모두 학과.기능시험에 합격해 원동기 면허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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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오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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