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피어나는 러시아어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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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러시아어를 가르치고 있는 제주도는 동북아의 진주라고 생각한다. 지도에서도 제주도는 가운데에서 반짝이는 진주(한라산)가 열려 있는 조개 모양이다.

한국에 와서 러시아어를 가르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국립 블라디보스토크 경제대학교에서 오랫동안 한국 대학생들과 외교관, 비즈니스맨들을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그들과 접하면서 한국에 가서 일할 수도 있겠구나, 또 한국 국민들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그 기대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다가왔다. 제주한라대학에서 보낸 1년은 그것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접했던 한국인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제주도에서도 작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외국어에 비해 고교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어를 선택한 학생들은 주말 전공 동아리 ‘루스뚜르’(러시아어 통역가이드 동아리)를 통해 자신들의 열정을 발하였다.

이들의 열정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제주한라대학과 러시아 국립 블라디보스토크 경제대학교는 해마다 교환학생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학비 부담 없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러시아 학생은 제주도에서 한국어를, 러시아어를 배우고자 하는 한국 학생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년 전 언론에서 계획으로만 이야기되던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남.북한 철도의 연결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동북아 최고의 관광지 제주도는 러시아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인들은 여행을 좋아한다. 여름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 1년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리고 끝없이 새롭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제주도는 러시아인들에게 그러한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만한 관광지일 뿐 아니라 극동에서는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 홍보만 잘한다면 많은 러시아인들이 와 보고 싶은 관광지가 될 것이다.

제주도 그리고 이곳 사람들 모두 이제는 필자와 딸 그세니야로 하여금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조금씩 적어지게 만든다. 앞으로 더 많은 러시아인들이 제주도를 알게 되고 제주도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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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쉬무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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