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법 사금융을 뿌리뽑겠다고 나섰다. 정중하게 얘기해서 불법 사금융이지, 실상은 악덕 고리대금업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불법 고금리, 폭행·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 등을 일삼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단속을 하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없다. 오히려 독버섯처럼 암약하면서 서민들의 등골을 빼먹고 있다. 당국이 이번에는 정말 칼을 잘 벼렸는지 지켜볼 일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빚을 진 이들의 삶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임신 중인 아내의 패물까지 도박으로 날리고 빚쟁이들에게 쫓겼다. 그는 독일로 도망가서도 룰렛 도박을 일삼아 빚에 허덕였다고 한다. ‘타이티의 여인’을 그린 폴 고갱 역시 빚쟁이들을 피해 타이티로 숨었다.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다가 거액의 빚을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빚지는 일은 노예생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불법 사금융신고센터를 운영한지 10일 가량 지났다. 전국적으로 수천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그런데 드러난 사채업자들만 처벌하면 끝일까. 그들 뒤에 있는 ‘큰손’이 문제다. ‘바지사장’들만 솎아내선 효과가 없다. 진짜 돈의 주인〔錢主〕을 찾아 그 추악한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말이다. 그들이 정말 무서운 ‘빚쟁이’들이다.
신정익 논설위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