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와이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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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와이셔츠’, 이 말은 어떤 광고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광고 대사의 일부다. 대통령의 ‘옷’이라! 그렇다. 그 권위나 위상으로도 예사롭지 않게 큰 관심이 되는 대목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통령 즉 임금의 ‘옷’은 이름하여 ‘용포(龍袍)’라 했는데 황색과 붉은색 비단이 바탕이요, 가슴과 두 어깨에는 발톱이 다섯 개 달린 용의 무늬를 금실로 둥글게 수놓아 위엄까지 갖추고 있다. 감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이처럼 용(龍)의 위상은 불가사의한 존재로 나타나 상당한 괴력과 변화를 돌출시키는 역할을 했다. 때문에 ‘용(龍)’자는 이름자에도 쓸 수 없던 그러한 어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어떠한가? 일개 광고용어로 쓰이고 있으니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근세사에 이어졌던 역대 대통령의 모습들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조금은 섭섭한 것이다. 임금 그리고 용은 권위와 신성함의 상징적 의미도 지니고 있지만 어쨌든 하늘처럼 우러러보는 대상이 전부였다. 대통령의 와이셔츠는 그렇게 하여 세인들의 눈길을 끌면서 광고의 효과까지 발휘한 셈이다. 문제는 와이셔츠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어떤 색의 넥타이를 동여맬 것인가 하는 데 변수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인격’이라는 소중한 인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사상이나 이념까지 살아 움직인다. 현실과 이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갈등적 구조 역시 체험할 것이다. 바로 어떤 색깔의 넥타이를 목에 매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품이나 인격의 실체는 달라진다. 우리나라 현실 정치의 현주소라 해두자.

오는 12월 19일은 제16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21세기 첫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자못 기대가 크다. 좌경이다, 색깔이다 하면서 당론과 이념논리에 취해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서히 고개를 낮추고 칠색 무지개를 만들면서 화려하게 등록을 마쳤다. 황홀한 공약과 진지한 기대치 표정들은 금방이라도 다 된 것 같은 분위기로 기승을 떨고 있다. 갑론을박, 양두구육 말 그대로다. 부연하고 싶은 것은, 어떤 와이셔츠에 어떤 색의 넥타이를 매느냐에 따라 이념이나 사상 아니면 그 분의 실력이나 인품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색깔은 색깔 나름대로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자존심을 지키고 있어야 당당한 것이다. 바로 우리 국민들이 심각하게 지켜보고자 하는 정치성 색깔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새 대통령 선택은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바른 눈을 가지고 바른 생각을 가지고 21세기 첫 대통령을 마중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와이셔츠는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어떤 색깔의 넥타이를 매고 있느냐를 심도있게 살피고 선택을 해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비 논리가 난무하고 있다. 표리관계가 불분명한 곳에 깊은 함정들이 도사려 있게 마련이다. 한치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정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를 접하면서 살펴야 할 것은 분단 현실 속에서 위기를 조장하는 보이지 않는 이념논리인 것이다.

21세기의 첫 대통령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차제에 밝혀 두고자 하는 것은, 황홀한 칠색 무지개는 잠시 머물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대통령 후보는 모두 일곱 분, 때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넥타이는 ‘빨강이다’, ‘노랑이다’가 아니라 죽음을 각오한다는 검정색 넥타이나 순수 내지는 순결을 상징하는 하얀색 넥타이가 필요할 것이다. 제발 깨끗하고 정직한 대통령이 탄생되어 국민들의 천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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