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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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병매’의 요부 반금련은 서문경과 마지막 교합을 하기 전에 성욕을 일으키는 환약을 건넨다.

 

도교에서 명약으로 치는 선단(仙丹)과 동녀(童女)의 첫 월경 등을 섞어 만든다는 미약(媚藥)이었다.

 

성분도 색다르거니와 제조법도 까다로워 가짜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격렬한 방사를 치르던 서문경은 파정(破精)과 동시에 피를 토하고 죽는다.

 

음탕한 생활 끝에 귀결된 서문경의 급사는 남은 가족들마저 비참한 생활로 이끈다.

 

▲사산(死産)된 태아로 만든 중국산 ‘인육(人肉)캡슐’을 일부 한국인들이 찾아 먹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주성분이 일반 음식에서 섭취 가능한 단백질과 무기질에 불과한데도 특효의 자양강장제나 만병통치 약처럼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식약청이 최근 8개월간 국내 반입 단계에서 적발한 수량만 35건에 1만7400정에 이른다.

 

실제 유통량은 이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예부터 전해진 ‘태아 원료’에 대한 일종의 미신에서 출발한 듯하지만 몸에 좋다면 뭐라도 찾아 먹는 삐뚤어진 보신풍습이 낳은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육캡슐은 불결한 제조 과정으로 세균 오염 가능성이 커 보신은 고사하고 자칫 난치성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데 조심할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신이 유별나다 못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 공지의 사실이다.

 

특히 ‘정력 보신’에 대한 관심은 거의 광적 수준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나라 안팎의 시선은 보통 따갑지 않다.

 

언제쯤 기억인지 정확치 않지만 수십 명의 한국인이 미국 국립공원에서 곰을 밀렵해 쓸개와 발바닥 등을 암거래하다 적발돼 국제적 망신을 산 바 있다.

 

국내에선 보신탕 애호가 3명이 5대에 걸쳐 순종 혈통을 이어온 남의 집 천연기념물 진돗개까지 잡아먹었다가 낭패를 봤다.

 

이쯤이면 한국인의 보신식품 선호와 맹신은 정말 못 말릴 지경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거나 건강은 최고의 자산이라는 등의 이론을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그릇된 보신문화와 이에 편승하는 악덕 상혼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다.
함성중 편집국장
hamsj@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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