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맛집을 찾아 - 동명식당 '벵에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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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한 벵에돔회에 알싸한 소주 한잔

송강의 ‘장진주사’에 나오는 ‘가는 눈 굵은 비 소소리 바람불 때 뉘 한잔 먹자할꼬’는 비애가 아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풍경은 술을 먹을 만한 적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의미일 것이다.

제주문화포럼 하순애 선생의 안내로 가을비를 맞으며 모슬포로 향했다. 회 한 접시에 소주 한잔을 하기에는 썩 어울리는 날이었다. 우리는 구릿(벵에돔) 한 접시에 늦가을 정취를 맛보고 있다.

이 집은 비늘을 벗겨내고 껍질채 회를 내온다. 주인이 억센 껍질을 ‘유비끼’한다는 것으로 보아 껍질을 더운물에 살짝 데치는가 보다. 쫄깃한 껍질, 열에 살짝 숙성된 살, 연한 살이 함께 씹히니 듬성하게 썬 회 한 점에서 세 겹의 맛이 느껴진다. 고구마도 껍질 째 먹어야 탈이 없고 제맛이 난다는 하 선생의 말이 그럴 듯하다.

자리물회와 같은 조리법으로 만든 ‘벤자리 물회’는 이 집만의 특식이다. 역시 껍질채 살을 저며 물회를 만드는데 자리물회처럼 뼈가 씹히지 않아 부드럽다. 볶은 콩을 함께 넣은 몸무침이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아작아작하고 고소하여 입맛을 돋운다.

울적한 날에는 일상을 접고 모슬포로 떠나보자. 모슬포의 파도 소리가 나직하여 정겹다. 문의 (794)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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