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영 중앙대 교수가 7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2002 한국무속학회 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한 논문은 바로 샤머니즘과 색깔의 상징을 고찰한 것이다.
박 교수의 발표 논문은 ‘몽골의 샤머니즘과 색깔 상징에 대한 일 고찰’. 박 교수는 몽골의 샤머니즘에서 자주 나타나는 색깔을 흰색, 검은색, 노란색, 푸른색, 붉은색 등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색깔의 상징을 몇 가지로 나눠 살폈다.
박 교수는 색깔의 상징과 관련해 △몽골의 생명과 피와 관련된 색깔 △몽골 샤먼의 세습 전통과 관련된 색깔 △우주의 색깔 △샤먼이 모시는 옹고드의 색깔 등에 등장하는 색깔로 구분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몽골 사람들은 모든 생명체가 아버지로부터 흰 뼈를 받고, 어머니로부터 붉은 살을 받아 형성된다고 믿는다. 뼈와 살은 몸과 정신이며 이것이 생명체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샤먼의 세습 전통도 색깔로 상징화됐다. 흑색 샤먼은 나쁜 정령과 접촉하는 나쁜 샤먼이고, 흰색 샤먼은 좋은 정령과 접촉하는 선한 샤먼이다. 노란색 샤먼이 라마불교의 영향을 받은 몽골의 샤먼이라면, 검은색 샤먼은 라마불교의 영향을 받지 않은 몽골 토착 전통을 고수하는 샤먼을 의미한다.
몽골 샤먼이 모시고 있는 옹고드도 색깔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흰색 옹고드는 병에 대한 치료와 좋은 행위에 사용되는 순수한 옹고드인 반면에 검은색 옹고드는 수호심과 저항력이 강한 사나운 옹고드다.
박 교수는 또 색깔의 상징은 신분.음식 등 민속문화에서도 나타난다고 했다.
‘검은 믿음’이 몽골 샤머니즘이라면, ‘노란 믿음’은 라마불교를 의미한다. 흰색 뼈는 귀족, 검은 뼈는 평민을 나타낸다.
봄엔 검은 색과 노란 색 음식을, 여름엔 흰색 음식을, 가을엔 녹색 음식을, 겨울엔 붉은색 음식 섭취를 권한다. 녹색 음식은 과채류, 노란색 음식은 버터.식용류, 흰색 음식은 가축 유제품, 붉은색은 말린 고기 등을 가르킨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샤머니즘과 관련된 색깔은 다섯 가지(흑.청.적.백.황)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몽골 샤머니즘에 투영된 색깔의 상징은 몽골 유목문화 및 민간신앙과 결합된 복합된 구조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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