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불에 이름표 달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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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최근 사료 가치가 높은 우도 등대를 영구 보존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에 대한 투입 예산은 14억원이라고 한다.

우도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세워진 것이다. 1096년 일이다. 당시 프랑스인들이 설계하고 중국인들이 구운 벽돌로 만들었다. 그러나 중간에 중수하면서 지금의 콘크리트 구조로 바뀌었고 그 당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그 사료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한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등대는 빛과 음향을 이용해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하고 좌표로서 표지판의 역할도 한다. 그러므로 해양교통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시설인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등대들은 국가에서 직접 설치하고 운영한다.

우리나라가 등대국을 발족하고 프랑스인들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등대가 점등된 것은 1903년 인천의 팔미도 등대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일이다. 한마디로 등대의 역사가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등대의 중요성과 해양 사료적 역사인식.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에 우리 선현들이 만들고 사용해 온 우리나라의 전통 등대인 도대불은 철저한 무관심 속에 개인들이 조사하여 책까지 발간하며 그 중요성을 논해 왔지만 당국들의 무관심 속에 3기 이상 인위적으로 멸실돼버렸고 지금은 8기만 남아 있다. 도대불은 돛대처럼 높은 불이라는 데서 연유한 말이다.

도대불은 자유분방한 형태들을 하고 있다. 또한 포구와 자연환경과 도대불이 조화로워,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케 한다. 지방민들이 등짐으로 돌을 모아 도대불을 만들고 석유가 나오기 전에는 비근다리(어등유)와 궂은지름(고기썩은지름) 등으로 불을 밝혔다. 점등 순간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손뼉을 치며 기쁨을 나눴고 순번제를 정하여 마을의 배들이 출입항에 관계없이 날마다 불을 켰다. 대단한 민족이다. 그러한 애환 때문에 지금도 당시의 도대불들이 남아 우리나라 해양문화의 얼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제는 등대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야 할 시점이다. 현대식 등대 보존, 그것도 영구 보존은 당연하다. 단 한 기의 현대식 등대를 보존하는 데 14억원이라는 우리 국민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데 100분의 1의 예산으로 사료 가치는 물론 얼이 깃든 도대불에 명패 하나 달아주는 것은 무리한 제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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