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통증과 피로를 유발하는 섬유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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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원/제주대 류마티스 내과

1년 전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한 이후 전신에 원인 모를 전신 통증이 발생한 38세 주부 김모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1년 동안 지속되었고, 그 동안 수많은 병원, 한의원을 찾아 다니며 안 해본 검사가 없었지만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식이요법, 온천요법, 침술, 마사지 등 완화요법도 시행해봤지만 별 차도가 없어 눈물로 날을 보내다 우연히 인근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했고, 섬유근통이라는 진단 하에 치료를 시작한 이후 1달 만에 다니던 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섬유근통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신의 통증 및 특이적인 압통점을 나타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피로감, 불안감, 관절통, 위장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일반인의 2%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섬유근통의 가장 두드러진 임상증상은 전신 통증으로, 척추를 포함하여 사지의 좌우, 상하에 걸쳐 온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을 호소한다.
 섬유근통은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피로를 느끼는데, 심지어는 잠을 자러 들어갈 때보다 아침에 일어날 때가 더 피곤하고 힘들다고 호소한다.
섬유근통은 신체검사와 혈액검사, 방사선촬영에서 특이소견이 없다.


환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통증과 피로감을 호소하지만 꾀병이나 정신질환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검사상 만성전신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 상태에서 원인 모를 통증 및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섬유근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섬유근통이 왜 발생하는 지에 대한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데 문제가 있어 섬유근통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가장 많은 인정을 받고 있고 실제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섬유근통은 염증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불구가 되거나 관절이 변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고, 만성적인 통증으로 인해 우울과 불안이 동반될 수 있지만 정신질환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섬유근통이라는 병이 실체가 있는 병이며,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도 상당수의 환자가 좋아진다. 약물치료는 삼환계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같은 약물들이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비약물적 치료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운동요법과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피해야 할 음식이나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음식은 없으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진단시기가 늦을수록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한다면, 섬유근통은 더 이상 원인 없는 불치병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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