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코스의 변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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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총을 쏘지 말라는 모리슨의 지시에 관광회사 경호원들이 반박했다.
“원주민들이 창으로 우리를 죽이고 있는데도 우리 보고 총도 쏘지 말라는 거요.”

경호원들이 사건의 경위를 말했다. 대여섯 명의 안내원과 버스 경비원들이 버스에 관광객들을 태우고 전날 오후 마사이족 마을에 도착했다는 말이었다.

마사이족들은 미리 정해진 관광회사와의 약정에 따라 그날 밤 환영잔치판을 벌였다. 잔치판에서는 마사이족들이 전통적인 환영춤을 추었고 여인들도 그랬다.

본디 마사이족의 여인들은 처음 보는 타부족 남자들 앞에서는 춤을 추지 않는 법이었는데, 관광회사 안내원들이 거의 나체로 춤을 추게 만들어 놓았다.

여인들은 나무껍질로 앞을 가리고 있었으나 춤을 출 때 다리를 들어올리면 음부가 보였다.
그날 환영춤판이 끝나자 역시 안내원들의 공작으로 관광객들은 분산되어 마을에서 잠을 잤다.

마을 안에 간이 천막을 치고 잠을 잤는데, 그 중에는 특별요금을 내고 마사이족의 집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흙과 쇠똥으로 만든 마사이족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는 선전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전날 마사이족의 집에서 잠을 잤던 관광객 한 사람이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래서 경호원들이 마을 안을 수색했더니 행방불명된 관광객은 뒷마당에 누워 있었다. 창에 찔려 피투성이가 된 시체가 되어 있었다.

백인들은 얼른 버스를 타고 그 마을에서 탈출했으나 마사이족들은 그 뒤를 추격해왔다.
추격하는 마사이족들은 그 수가 점점 늘어났다.

백인들은 정오께 겨우 천막촌에 돌아왔으나, 천막촌에는 죽은 마사이족 여인들 시신이 있었고 일부 천막이 불타고 있었다.

“저 야만인들은 우리를 다 죽이려고 덤벼들고 있어.”
사실 수백 명이나 되는 마사이족들이 천막촌을 포위하고 있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마사이족의 반란이었다.

모리슨은 마사이족의 말로 고함을 질렀다.
“용감한 마사이족의 전사들에게 말한다. 나는 이 지역 삼림보안관인데 용감한 마사이족의 전사들과 얘기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당신들의 말을 듣고 사건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마사이족들도 백인 보안관이 자기들의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란 것 같았다.
“할 말이 있으면 총을 버리고 혼자서 이리로 오너라. 우리는 당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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