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코스의 변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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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그때 마사이족 마을 앞마당에 진화작업의 지휘본부가 있었는데 불은 바로 그 앞에서 꺼졌다.

지휘본부에는 나이로비에서 달려 온 백인 의무반이 활동하고 있었다.
모두 30여 명이나 되는 의사와 간호원들이 부상한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있었다.

본부와 불에 포위되었던 마사이족 사람들을 구출한 와캄바족과 키쿠유족 사람들이 돌아왔다.
어떤 마사이족들은 부상이 심해 와캄바족 사람들의 등에 업혀 오기도 했다.

본부에 있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돌아온 마사이족과 와캄바.키쿠유족 용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잘했어. 모두 잘했어.”

모리슨도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마사이족의 대추장이 마사이족 젊은이를 등에 업고 돌아온 와캄바족 젊은이의 등을 쳐주었다.

그는 자기의 목에 걸려 있던 사자 이빨로 만든 목걸이를 그 젊은이의 목에 걸어주었다.
그건 마사이족들에게는 최고의 훈장이었는데, 대추장은 그걸 원수와 같았던 와캄바족 젊은이에게 주었다.

대추장은 또한 와캄바족과 키쿠유족 추장들의 몸을 껴안고 뺨에 입맞춤을 했다.
존경과 우정을 나타내는 인사였다.

모리슨은 그 일이 끝나면 마사이, 와캄바, 키쿠유족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평화회담을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날 밤 거기서 바로 평화회담이 열렸다.
각 종족의 추장들은 거기서 술과 담배를 나눠 마시고 피우면서 부드러운 덕담을 했다.

그 자리에는 와캄바족의 영웅 팜파라와 역시 마사이족의 영웅 세니카도 참석했는데 그들은 그날 밤 중대한 협상을 맺었다.
세니카가 자기의 여동생을 팜파라에게 시집보내고 그 대신 팜파라는 사촌 여동생인 추장의 딸을 세니카에게 시집보내기로 했다.

팜파라나 세니카 모두 처가 있었으나 일부다처제도의 아프리카 원주민사회에서는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혼사로 양가 뿐만 아니라 두 부족 사이에 다리가 놓이게 되었다.

평화의 다리였다.
그 혼사는 또한 아프리카 근친끼리의 혼사가 자행되고 있던 원주민 부족들의 피를 정화시킬 것이었다.

사실 자기들 부족의 우수성만을 자랑하면서 타부족과의 혼사를 거부해 오던 원주민들은 유산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신체 박약아들도 많이 출산되고 있었다.

각 부족 추장들도 그런 문제점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날 밤 그 혼사를 성사시켰고 앞으로도 부족 간 혼사를 장려하기로 했다.

마차코스지역 원주민들은 그날을 계기로 서로 침략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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