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 원시림의 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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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블라디보스토크의 공산당 서기국이 당신을 노리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야.”
마담 레나가 말했다. 그곳에서 요리점을 경영하고 있는 그녀는 공산당 간부들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시의 책임 간부인 스레리니가 그래.”

블라디보스토크의 일부 장사꾼들이 시 당국에 라조 자연보호지역을 풀어 달라고 진정했다. 모피상이나 한약상인들로 구성된 그들은 자연보호 지역이 지정된 후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잃었으며 상가의 경기가 침체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블라디보스토크의 공산당은 공산당 중앙 집행부에 자연보호 지역을 해제하든가 아니면 감독관인 나조로프를 해임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나조로프는 공산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당의 지시를 듣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공산당들은 그전에는 라조 원시림에서 잡히는 범, 표범의 껍질을 외국 모피상들에게 팔아 비공식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는데 나조로프 때문에 그게 되지 않았다.

공산당 간부인 스레리니는 몇 번이나 나조로프에게 밀렵단속을 완화하라는 뜻을 전달했으나 나조로프는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중앙당에 나조로프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청했었다.

그러나 공산당 중앙 집행위원회는 그런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연보호 제도의 관련기관인 러시아 아카데미에서 자연보호 정책과 나조로프를 옹호했기 때문이었다.

“비신스키 형제를 체포해봐야 소용없어. 그 놈들은 공산당 간부인 스레리니의 비호를 받고 있어. 전번에 비신스키 형제를 석방시킨 것도 스레리니야. 이번에도 또 그럴거야.”

마담 레나의 말대로였다. 검찰국으로 구속 송치된 비신스키 형제는 1주일 후에 석방되었다. 그들은 단지 노루사냥을 하러 갔는데 범이 먼저 덤벼들었기 때문에 부득이 사살했다는 것이 석방 이유였다. 정당방위란 말이었다. 어처구니 없었다.

“조심해요. 비신스키 형제가 다시 나타날 것이니.”
마담 레나는 사흘 후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가면서 말했다. 그녀는 러시아 아카데미의 요직에 있는 친구를 통해 공산당이 나조로프를 해치지 못하도록 운동하겠으니 그동안 순찰에 나가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밀렵 단속 순찰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쭈그미족 사냥꾼들이 곰사냥을 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나조로프는 쭈그미족 출신인 코엔 영감 등 단속반원 세 명을 데리고 쭈그미족 마을에 가봤다. 쭈그미족 마을은 자연보호지역 남쪽 자락에 있었는데 모두 쉰 명쯤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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