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 원시림의 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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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군 검찰관은 나조로프에게 수갑을 채웠다. 살인사건 피의자로 구속하여 조사를 하겠다는 말이었다.

입회했던 공산당 서기 스레리니도 그런 조치를 묵인했다. 묵인한 것이 아니라 그건 처음부터 스레리니가 꾸민 것 같았다.

스레리니가 그날 조사를 그것으로 끝내려고 했을 때 시당국의 문화담당 서기가 어떤 여인 한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잠깐, 레닌그라드에서 아카데미위원 한 분이 오셨소. 그 분이 이 사건을 조사하려고 하니 협조를 해 주시오.”

레닌그라드 아카데미위원이라면 학문적인 일에만 관여했지만 무시 못할 인물이었다.

문화담당 서기와 함께 온 여인이 바로 그 위원이었다.

아직 30대의 여인이었으나 지적인 품위가 있었고 안경 너머의 눈이 날카로웠다.

“내 이름은 바르샤입니다. 며칠 전 있었던 아카데미위원회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도록 위임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협조를 하면 되겠습니까?”

스레리니가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

“우선 삼림감독관의 수갑을 풀어주시오.”

“안됩니다. 그는 살인혐의로 구속되었으니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레닌그라드로 돌아가야 하겠군요. 조사를 하려면 삼림감독관의 협조가 필요한데 그를 구속하여 놓아주지 않겠다니 조사가 되지 않습니다.”

“레닌그라드로 돌아가면 어떻게 됩니까?”

“아카데미위원회에 보고를 하고 아카데미위원회는 모스크바의 공산당 중앙당 서기국에 사실을 보고합니다.”

좋지 않았다. 모스크바의 중앙당 서기국은 절대적인 기관이었으며 거기에 잘못 보이면 목이 열 개가 있어도 모자랐다.

“좋소. 그렇다면 우선 이 자의 구속을 1주일 동안 유보하겠습니다. 그러나 1주일 후에는 다시 구속하겠습니다. 그동안 조사를 끝내주십시오.”

“그렇게 하지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러분도 협조해 주십시오. 내가 요구하는 서류를 다 제출해 주시고 내가 만나고 싶은 관련 인물들을 모두 출두시켜 주십시오. 여기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군 검찰관이나 블라디보스토크의 공산당 간부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대단한 여인이었다. 날카로운 눈이 똑바로 군 검찰관과 공산당 간부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카데미위원인 바르샤는 나조로프의 신병을 인수한 후 밖으로 데리고 나가 어느 음식점으로 갔다. 음식점에는 마담 레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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