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범의 정체(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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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가르토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괴된 피카족 젊은이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또 잔치를 벌여야만 했다. 악어 껍질을 손질하는 가보구로의 일꾼들이 피카족을 잘 아는 친구들을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가보구로들은 술판을 벌인다면 틀림없이 달려왔다. 어떤 의논이나 부탁을 하면 오지 않았으나 여럿이 모여 술판이 벌어지면 오지 말라고 해도 찾아왔다.

두 번째의 술판에는 쉰 명쯤 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야단법석, 술판이 벌어졌으나 역시 큰 성과는 없었다. 피카족 악어 사냥꾼들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으나 실종된 젊은이들은 몰랐다.

그 말을 듣고 다른 가보구로들이 소리를 내어 웃었다.
“여보시오 나리, 그런 젊은이들을 뭣하러 찾고 있소? 우리가 듣기에는 그 친구들은 틀림없이 페시보드들에게 유괴된 것 같소. 페시보드들에게 유괴된 친구들이 어디 한 둘뿐이오? 수십명, 수백명이 유괴되었지요.”

“그렇소. 피카족 젊은이들은 지금쯤 아름다운 페시보드 암컷과 달콤한 꿈을 꾸고 있을 테니 공연한 짓이랑 하지 마시오.”

브라질 사람들이란 그런 사람들이었다. 귀찮은 일은 아예 하지 않으려고 했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 큰 소리를 쳤다. 그들에게 뭣을 물어봐도 절대로 모른다는 답을 하지 않았다.

브라질 사람들은 허풍선이였다. 큰 메기가 말을 한 마리 통째로 삼키는 것을 봤다는 친구도 있고 몸 길이가 스무 사람이 타는 기선보다 더 긴 애너콘다(큰뱀)를 봤다고 우기는 친구들도 있었다. 스무 사람이 타는 기선의 길이는 20m였다.

가르토는 자기가 그런 허풍선이들의 밥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브라질 사람들이란 어쨌든 기분 좋은 친구들이었다. 그런 허풍선이 얘기에 말려들어 자기도 모르게 웃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하랴.

가르토는 이틀 후에 또 잔치판을 열기도 했다. 이번에는 어떤 아가씨의 제안으로 악어 껍질 손질공장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을 부르기로 했다.

그 아가씨는 자기의 친구들 중에 피카족 젊은이들과 함께 잠을 잤다는 아가씨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악어 껍질을 팔려고 온 인디오 촌놈들을 유혹했던 아가씨들이었으며 그들에게 물어보면 피카족 젊은이들의 소식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다.

있을 법한 일이었다. 가보구로 아가씨들은 예쁘고 바람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짓을 했을는지도 몰랐다.
약속된 잔치판에는 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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