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나라 인도(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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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범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사냥개를 만들겠다는 키트 대령의 발상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키트 대령측은 그 계획에는 몇몇 영국의 부리더(종자개량사육가)들이 참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영국 부리더협회에서는 그걸 부인했다. 누구보다도 개를 잘 아는 부리더들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었다.

코벨트가 알기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범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개들을 갖고 있는 사냥꾼들은 없었다. 그건 개가 갖고 있는 사냥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세계에서 개들을 사냥에 가장 잘 쓰는 러시아와 만주의 국경지대에 사는 고리드족 사냥꾼들도 사냥개들을 시켜 범을 잡으려고 하지 않았다. 고리드의 사냥개는 소형개였으나 아주 민첩하고 용감했으며 서로 단결심이 강했다.

그래서 고리드 개와 근연인 동양의 개들은 곰 사냥, 멧돼지 사냥, 사슴 사냥 등을 했고 어떤 개들은 표범 사냥까지 했다. 그러나 고리드의 개들도 범과는 싸우지 않았다. 전광석화와 같은 범의 앞발치기에 걸리면 고리드의 개들도 팽이처럼 튕겨 나왔다. 단 한 발에 치명상을 입었다.

하긴 개들을 시켜 범 사냥을 하는 사냥꾼들도 있었다. 극동에서 범 사냥을 하는 일부 러시아인들이었다.

러시아인들은 수십 마리의 개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범 사냥을 했다. 그리고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개들은 범을 전용으로 사냥하는 개들이 아니었다. 그 개들은 그 목적으로 모여진 각종 잡종개들이었다. 사냥개라기보다 러시아인들이 범을 사냥하는 데 동원하는 희생자들이었다.

범 한 마리를 잡는 데 평균 대여섯 마리의 개들이 죽었고 때로는 열 마리나 되는 개들이 전멸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 일부 사냥꾼들이 열서너 마리의 잡종견을 데리고 사자 사냥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 현상이었다. 그 개들은 소모품이었다.

요크셔에서 온 일부 부리더들과 키트 대령이 인도에서 괴물 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실패했다. 코벨트는 신문에서 그들을 비난했다.

그런데 그 당시 코벨트가 모든 일을 던져버리고 하고 있는 일은 그게 아니었다. 코벨트는 식인 개를 추적하고 있었다. 그는 그 지역에서 식인 개가 돌아다닌다고 짐작하고 계속 그 발자국을 추적했으나 유령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 식인 개는 잡히지 않았다. 역시 식인 개는 영리했으며 코벨트 일행이 다가오면 멀리 도망가 버렸다.

코벨트와 이든은 고생을 했다. 장마가 계속 되고 있었기에 그들은 늘 이슬비를 맞으면서 발목까지 빠지는 진흙 속을 돌아다녔다.

추적을 시작한 지 장장 20일, 코벨트도 지쳐 있었다. 강철 같은 그의 몸도 열을 내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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