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강 니제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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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번즈 교수는 다니엘 교수보다 한 수 위의 학자였고 탐험가였다. 번즈 교수는 영국 특수부대의 지도교관을 지낸 일도 있었으며 어느 밀림, 어느 산중에 알몸으로 던져 놓아도 어김없이 집을 찾아왔다. 그는 각종 사격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물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는 물론이고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몇몇 아프리카의 원주민말도 할 수 있었다.

번즈 교수는 학교 당국의 강제 지시가 떨어지자 이내 현지로 출발했다.
니제르강이 흐르는 니제르 정부나 말리 정부의 관리들은 두 팔을 벌려 흔들면서 우리가 그런 것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하긴 그럴 것이었다.

아프리카 서쪽 사막 또는 반사막 지대에 있는 두 나라는 비록 국토는 넓고 수백만명의 인구도 있었으나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었으며, 정부라야 그저 존재가치가 있을 뿐이었다.

거기다가 니제르 정부의 관리는 좋지 못한 얘기를 했다.
이제 6월부터 건기가 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유랑이 시작되고 있으며, 주민들이 먹을 것을 찾아 유랑하면 소나 양 등 가축들도 유랑을 하고 거기에 따라 가축들을 노리는 표범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미 수십 마리의 양이 희생되었고 주민 네 명이 표범에게 잡아먹혔다는 정보가 있다는 말이었다.

번즈 교수는 그럴 줄 알고 있었다.
니제르강이 흐르는 사막 또는 반사막 지역은 그런 곳이었다.
서방사회에서는 니제르강이 어디에 있는 어떤 강인지 잘 몰랐다.

니제르강은 엄연히 아프리카 3대 강 중 하나였다. 나일, 콩고에 이은 세번째 긴 강이었고 수량도 꽤 많았다. 적도 하의 반사막지대를 흐르고 있으며 어느 곳에서는 강 줄기가 좁아지고 깊이가 얕아지기도 했으나 좀처럼 말라붙는 일이 없었다.

니제르강은 희한한 강이었다. 아프리카 서해안 키니 인근의 바위산에서 발원한 그 강은 처음에는 바다 반대쪽으로 흐르다가 어찌된 일인지 크게 돌아서 남쪽으로 흘렀다. 강줄기가 니제르와 말리의 국토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니제르나 말리의 주민들은 그 강에 의존하며 간신히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강은 그 일대 나라들의 교통수단이 될 뿐 아니라 고기들을 잡아먹게 해 주었다.

두 나라 주민들은 농경민도 아니고 목축민도 아니었으며, 엄격하게 말하면 천렵민들이었다. 연중 강의 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고기라야 이상하게 생긴 뼈다귀와 지느러미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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