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빌반도의 에스키모들(7)
멜빌반도의 에스키모들(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명포수와 야수
과부 여인은 이방인을 접대하는 선취특권(先取特權)이라도 있는 듯 밀튼을 독점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갑자기 요란스러운 음악소리가 나더니 네 명의 여인들이 천막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 중의 한 여인은 축음기를 갖고 있었다. 가난한 에스키모들로서는 대단한 재산이었다.

축음기에서는 요란한 재즈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여인들이 신나게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여인들이 그러한데 남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세 명의 남자들이 더 뛰어들었고 천막 안은 춤꾼들로 바글거렸다.

밀튼도 어쩔 수 없이 여인에게 붙잡혀 춤을 추었다. 축음기를 갖고 있는 여인이었는데 젊고 꽤 예뻤다. 네 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었으나 법적으로는 처녀라고 했다.

춤판은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밤낮을 알아볼 수 없었으나 이틀쯤 지난 것 같았으며 밀튼은 잠이 와 쓰러지려고 했다.
“안 돼, 안 돼. 여기서 자면 밟혀 죽어.”
부리의 마누라가 밀튼을 끌고 나가려고 했다.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려는 것 같았으나 밀튼은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그 여인을 만족시킬 힘도 없거니와 힘이 있다고 해도 여인에게 아이 하나를 더 낳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을에는 피부가 하얀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또 한 명이 추가되면 안 된다.

다행히 그때 개들이 요란스럽게 짖었다.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타고온 썰매가 세 대쯤 되는 것 같았다.
“미셀이다. 미셀이 와.”

춤판이 중단되고 모두들 밖으로 뛰어나갔다. 미셀이라는 자는 꽤나 인기가 있는 것 같았다.
정말 그랬다.
미셀은 여섯 명쯤 되는 사냥꾼들의 두목인 것 같았는데, 날렵한 몸매였고 에스키모치고는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이 좋은 날 뭣들 하고 있어.”
미셀이 고함을 질렀다. 해변에 바다코끼리들이 몰려왔다는 말이었다.
“몇 마리나 될 것 같아.”
“스무 마리는 될 것 같아. 우리가 잡고 나서도 너희들이 얼마든지 잡을 수 있어.”

미셀이 밀튼을 보고 있었다. 다른 에스키모들과 달리 웃음이 없는 표정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미셀 일당은 일정한 주거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냥꾼들이었다.

계절 따라 바다코끼리, 바다표범, 캐리부 등을 쫓아다니면서 그때 그때 눈집을 만들어 살았다.
그들은 우수한 사냥꾼들이었으며 그들과 함께 사냥을 하면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그때도 부리마을 사냥꾼들이 그들과 함께 사냥을 하기로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