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빌반도의 에스키모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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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밀튼은 자기가 타고 온 화물선 기관장이 했던 말을 생각했다. 영국인 기관장은 2년 전에 세 명의 이탈리아인들이 멜빌반도에 들어갔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알려주면서 에스키모들이 그들을 살해했을지도 모른다고 암시했다. 에스키모들을 조심하라는 충고였다.

밀튼은 그동안 부리 마을 사람들에게 이탈리아인들에 대한 질문을 해봤으나 모두 모른다고 대답했다. 밀튼은 미셀은 이탈리아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부리는 미셀이 오지 않자 자기가 세 명의 여인들을 데리고 그쪽 얼음집으로 갔다. 그리고 다음날 여인들은 그곳에 남겨두고 돌아왔다. 미셀의 요청으로 여인들을 며칠 동안 빌려주기로 했다는 말이었다.

밀튼은 미셀을 만나보려고 했으나 결국 만나지 못했다. 부리 마을 사냥꾼들은 잡은 바다코끼리들을 끌고 마을로 돌아갔다.
6월은 멜빌반도에 사는 에스키모들에게 바쁜 계절이었다. 바다코끼리나 바다표범 등이 얼음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그들은 사냥을 해야 되고 캐리부 사냥도 해야만 했다.

멜빌반도에는 많은 캐리부들이 살고 있었는데, 캐리부는 에스키모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냥거리였다. 껍질의 질도 좋았고 육질도 좋았다. 가장 맛있는 고기였기 때문에 고기를 외항선원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 수도 있었다.
그러나 캐리부 사냥은 5, 6월에만 할 수 있었다. 6월이 지나면 캐리부들의 서식지인 산의 눈이 녹아 개썰매를 몰 수 없었다. 개썰매 없이 캐리부를 사냥할 수 없었다.

그래서 부리 마을 인근에 있는 마을들이 모두 연합하여 캐리부 사냥을 하기로 했다. 네 마을 모두 100명이 넘는 사냥꾼들이 총동원하여 캐리부 사냥에 나섰다. 모두 협동하여 되도록 많은 캐리부를 잡아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다.

모두 열두 대나 되는 썰매들이 내륙에 있는 캐리부 사냥터로 출발했다.
좋은 날씨였다. 영하 7도 정도였으나 바람도 눈도 없었다.
부리는 사냥터가 그리 멀지 않다고 말했으나 에스키모들이 멀지 않다고 표현하는 거리는 몇 백리나 되었다.

개썰매들은 연이틀 달렸다. 빠른 속도는 아니었으나 꾸준하게 쉬지 않고 달렸다.
썰매가 사냥터 가까이까지 갔을 때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더니 한 무리의 썰매들이 합동 사냥대의 썰매를 앞질러 갔다. 미셀 일당이었다. 관례에 의해 그 합동사냥대는 미셀이 지휘하게 되어 있었으며 합동사냥대도 그걸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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