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빌반도의 에스키모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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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그곳은 툰드라였다. 얼음과 눈에 뒤덮인 광대한 한랭지였다. 한 그루의 나무도 없는 냉혹한 황무지였다.
툰드라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구릉이었는데, 사냥대는 그 구릉 위에서 멈췄다.

“저기를 봐. 아니, 저쪽 말이야.”
밀튼은 부리의 말에 따라 망원경을 조작했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있어봐. 안개가 끼어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거야.”

저쪽 지평선에 한 줄기 안개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우유빛 안개 속에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캐리부였다. 수백 마리의 캐리부들이었다.
6월이 되면 툰드라에도 풀이 난다. 그리고 꽃도 핀다. 캐리부들은 그 풀들을 뜯으려고 그곳에 모여들었다.

“모두들 엎드려. 그리고 개들이 짖지 못하게 해.”
미셀이 지시했고 그 지시에 따라 사냥꾼들이 배치되었다. 모두 네 그룹으로 나눠져 캐리부들을 멀리 포위했다. 그룹들은 각기 얼음집을 지어 미셀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기로 했다.

부리와 밀튼은 어느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얼음집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그 마을 사람 중에 영어를 꽤 잘하는 영감이 있었다. 영감은 술이 과했으나 그래도 밀튼과 친해졌다.

“세 사람의 이태리인이라고.”
술에 취한 영감이 중얼거렸다. 영감은 주위의 눈치를 살피더니 말했다.
“나쁜 백인들이었어. 그들은 장사를 하겠다고 세 대의 썰매를 타고 에스키모 마을을 돌아다녔는데 그건 장사가 아니라 사기였지.”

세 사람의 이태리인들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에스키모 세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에스키모들이 갖고 있는 흰곰, 캐리부, 바다표범의 껍질들을 헐값에 사들이고 술, 담배, 마약 등을 비싼 값에 팔았다. 그들은 이중으로 장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질이 나쁜 화학주들을 팔았다. 조금만 마셔도 머리가 아픈 술들이었다.

그래서 에스키모들은 그들과 거래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었다.
“그들은 어떻게 되었지요?”
“그건 모르겠어. 어느 마을에 가겠다고 썰매를 몰았으나 그날은 폭설과 폭풍이 불었지. 그때는 9월 말이었으니까 벌써 겨울이었지.”

이태리인들은 그후 소식이 끊어졌다. 일부 에스키모들이 수색을 했으나 그들을 찾지 못했다.
“어느 마을 사람들이 수색을 했습니까?”
“미셀이었지. 미셀과 그 무리가 이틀 동안 수색을 했으나 이태리인들을 찾아내지 못했어.”

미셀이라, 미셀 일당이 역시 관련이 있군. 밀튼의 머릿속에 의혹이 생겼다. 지워버릴 수 없는 의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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