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빌반도의 에스키모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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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밀튼이 미셀의 마누라와 함께 자기로 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에스키모 마을에 들어온 세 사람의 이태리인들에 대한 소식 때문이었다.
이태리인들은 공식적으로는 썰매를 잘 몰지 못해 얼음 속에 빠져 죽은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석연치 않았다.

밀튼은 이태리인들의 실종에 대해서 미셀이 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셀의 마누라도 뭔가를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여인은 알몸으로 잠을 잤다. 밀튼의 팔을 당겨 자기의 허리를 감게 했다.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돼요?”
여인이 먼저 질문을 했다.
“당신이 이 마을에 사는 푸리트 영감을 캐나다에 있는 어느 병원에 입원시켰다는데 사실입니까?”

사실이었다. 푸리트 영감은 결핵에 걸려 있었다. 영감뿐만 아니라 부리 마을에는 네 사람의 결핵환자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푸리트 영감이 가장 중증이었다.

그건 에스키모 사회의 큰 문제였다.
에스키모들의 얼음집은 밀폐된 공간이었다.
천장에 환기구멍이 있는 집도 있었으나 그것도 없는 집이 있었다.

에스키모들은 영하 40도나 되는 추위를 막기 위해 밀폐된 얼음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집들은 담배 연기나 난방으로 쓰여지는 스토브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차 있었다.

에스키모들의 얼음집은 바로 결핵의 온상이었다. 그래서 밀튼은 그 문제점을 조사 연구했고 우선 푸리트 영감을 캐나다에 있는 공립병원으로 보냈다. 그 병원의 원장이 밀튼의 삼촌이었다.

“당신에게 부탁하면 또 다른 환자 한 사람을 병원에 보낼 수 있을까요?”
밀튼은 그제야 그 여인이 자기에게 접근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당신의 부탁이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 환자는 어디에 살고 있지요?”

여인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여인은 천막의 천장을 오래도록 보고 있었다.
“결핵은 고칠 수 있는 병입니까?”
“잘 치료하면 초기 환자는 고칠 수 있습니다.”

여인은 한참 후에 자기의 남편이 결핵에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였으나 계속 마른 기침을 하고 잘 먹지 않아 몸이 말라간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미셀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활발하게 뛰어다니면서 사냥을 하고 있었으나 어딘가 좀 이상했다.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말이 없었다.

“세 사람의 이태리인 말입니까?”
여인의 표정에 증오와 경멸의 빛이 떠올랐다.
“그들은 나쁜 사람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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