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심(모바일로 대표되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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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발심’(모바일로 대표되는 민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 신문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는 모바일의 영향력을 매 순간 느낀다. 인터넷과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기자에게 전달되는 많은 뉴스와 개인들의 일상은 기자의 손에서 마우스와 태플릿 PC를 놓을 수 없도록 모바일 ‘폐인’을 만들었다.

세상 모든 일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포함하지만 모바일 같이 ‘야누스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야누스의 얼굴은 2012년 대한민국 정치를 강타하고 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모바일로 대표되는 전자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라는 민주주의의 최고 원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2007년 17대 대선 경선 당시 민주당(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은 10월 15일 서울·경기·인천·대전·충남·대구·경북·전북 등 8개 지역 현장투표 결과와 3차 휴대전화 투표 결과, 여론조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원샷 전대’로 정동영 상임고문을 당시 대선 후보로 최종 지명했다. 당시 한국 정당사 최초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경선이 도입됐었다.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모바일 경선의 시초인 셈이다.

하지만 당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대통령 명의 도용’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로 후보들이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이며 경선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 선거가 무색할 만큼 네거티브 공세가 잇따라 후보 간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도입한 전자민주주의 방식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를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편리한(?) 네이버에서 찾아봤다. 네이버 백과사전은 전자민주주의를 “뉴미디어와 정보기술(IT)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정치체제로, 대의민주주의 체제를 보완하기 위한 일환으로 등장하였다. 대의민주주의는 그 동안 산업사회의 기본 이념 역할을 해 왔으나, 국민의 대표들이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중시하거나, 또는 국민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하지 못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일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타났다”고 정의하고 있다. 즉 전자민주주의는 그동안 대의제민주주의로 왜곡됐던 국민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한민국 정치에서 모바일은 국민의 이익 확보라는 긍정적인 얼굴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편법 또는 불법이라는 부정적인 얼굴로 대한민국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 과정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은 전자민주주의 미래에 먹구름을 던져주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스마트폰으로 매개되는 정치는 대중 형성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냈다. 모바일 SNS를 이용하면 매우 기동적인 방식으로 여론을 만들고 공론장을 조성하며 실제 현실의 특정 지점에 대중을 동원할 수 있다. 정보를 주고받으며 여론을 만들고 공론장을 지탱하던 대중이 몸으로 광장에 모이면 여론은 물리적 힘으로 변환한다.

그런데 이 물리적 힘이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대중의 집단지성을 기대했던 자리에 일부 정치인들의 거짓과 사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고전 중에 조지 오웰이 쓴 ‘1984’가 있다. 교사들은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이 가져다 줄 폐해를 이야기하고 그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치인들 역시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그런 폐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자신들의 행태에 대해 무슨 변명을 할 것인가.

<부남철 미디어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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