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의 포수마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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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박사원 군관과 이경학 포수가 산날을 타고 그쪽으로 가봤다. 포수마을 사냥꾼들에게 발각되지 않게 몸을 숙이고 바위틈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박군관은 멀리서 포수마을 사냥꾼들의 곰사냥을 구경했다. 포수마을의 힘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사냥꾼들은 곰을 포위하고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보통 곰사냥을 할 때 주력이 되는 포수들이 적절한 곳에 목을 잡고 있었고 몰이꾼들이 곰을 그쪽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면 이미 유리한 지세를 차지하고 있던 주력 사냥꾼들이 집중적으로 곰을 공격하여 잡았다.

그런데 무산의 포수들은 그런 방법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곰의 발자국을 추적하여 잡으려고 하지 않았고 강원도 포수들처럼 몰이사냥도 하지 않았다. 강한 바람이 불어 낙엽들이 날려가고 있었으므로 발자국 추적이 어렵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열서너명밖에 안되는 인원으로 산을 포위하여 곰을 잡겠다는 것은 무모했다. 그렇게 하면 곰이 도망갈 길을 막을 수 있었으나 그건 너무 위험했다. 사냥꾼들은 각기 20m쯤되는 간격을 두고 있었는데 곰은 그런 사람중의 한사람을 골라 공격할 수 있었다.

몰이사냥은 몰이를 당하는 곰이 사냥꾼들이 목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면 다른 방향으로 도망갔다.

그렇게 되면 그 사냥은 실패였다.

그러나 포위사냥에서는 사냥꾼들에게 포위당한 곰이 도망가려면 사냥꾼 한두사람을 덮쳐 죽여야만 탈출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포위사냥은 위험했다. 사냥에 참가한 포수들 한사람 한사람이 곰과 1대1 대결을 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했다.

이 포수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곰이 큰바위 뒤에 숨어있던 아래쪽에서 올라오고 있던 포수에게 덤벼들었다. 곰은 밑에서 위쪽을 올라갈 때는 동작이 느렸으나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갈 때는 빨랐다. 그럴 때는 곰이 경사를 타고 날을듯 뛰어내려갔다. 경사가 급하면 엉덩이를 땅에 대고 미끄러지면서 적을 덮쳤다.

그게 무서웠다. 곰이 그러면 산사태 같은 것이 일어났다. 돌과 흙이 아래쪽으로 쏟아지면서 그안에 있는 곰의 모습은 잘 볼 수 없었다. 그 결과는 뻔했다.

“아이고 저런 놈 봤나.”
이포수는 바위 뒤에서 뛰어나와 반격을 하는 곰을 보고 크게 놀랐다. 엄청난 놈이었다. 강원도의 반달곰 따위는 어림도 없는 괴물이었다. 반달곰은 고작 40관 160㎏정도였으나 그놈은 100관이나 될 것 같았다.

불곰이 돌진을 하자 지휘를 하고 있던 두목이 고함을 질렀다. 두목은 곰의 공격목표가 된 사냥꾼에게 물러가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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