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의 포수마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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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열명의 나무꾼과 포수들중 두사람이 이미 죽었다. 한사람은 보름쯤전에 나무를 자르려고 원시림안으로 들어갔다가 불곰에게 잡혔고 열흘전에는 한밤중에 산막에서 나와 용변을 보던 사람이 불범(표범)에게 끌려갔다.

그후에는 모두 공포에 질려 산막안에서 나가지 않았다. 굶주리면서도 그들은 토끼사냥을 하지 못했고 땔감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반죽음 상태에 있는 그들을 데리고 갈 수 없었다. 우선 사냥을 하여 그들을 먹여야만 했다.

박사원의 지휘로 조사대원들과 호벌대원들이 사냥을 했다. 그들은 다음날 노루 두마리와 토끼 서너마리를 잡아 산막앞에 피워놓은 모닥불에 구웠다.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었다. 짐승고기가 굽히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날 하오 범잡이에 나섰던 포수마을 사냥꾼들이 그 연기를 발견했다.

“어느놈들이 저렇게 큰 불을 놓았느냐.”

범사냥을 직접 지휘하고 있던 장비장군이 고함쳤다.

“나무꾼들인 것 같습니다. 되돌아간줄로 알았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장비장군은 부하 한사람에게 그쪽으로 가서 상세한 것을 알아보라고 지시한 다음 범사냥을 계속했다. 그들은 그날 아침에 범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추적을 하고 있었는데 범이 비틀거리고 있었다. 가끔 핏자국도 발견되었다.

사냥꾼들은 그 범이 암컷을 다투다가 다른 수범에게 물렸다고 말했으나 장비장군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범은 가끔 마른풀밭에 누워 쉬고 있었는데 상처가 동족에게 물린 것이라면 핏자국이 넓게 퍼져있어야만 했는데 핏자국은 점(点)이 되어 있었다. 화살에 맞은 상처였다.

장비장군이 예상했던 것처럼 범은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 범은 사냥꾼들을 발견하자 으르렁 거리면서 일어나기는 했으나 덤벼들 힘이 없었다. 범은 사냥꾼들이 날린 창에 찔려 죽었다.

장비장군은 범의 가슴팍에 박혀있던 화살을 뽑아 조사했다. 예사 화살이 아니었다. 그건 관아에서 군사용으로 만든 강철 화살이었다.

화살도 화살이었지만 급소 깊숙하게 명중시켜 범에게 치명상을 준 사수의 수련도 놀라웠다.

“어느놈이야. 이놈은….”

하긴 며칠전에도 그런 화살에 맞아죽은 적록(赤鹿)을 발견한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관아에서 나온 자가 그 인근을 돌아다닌다는 얘기가 된다. 무산의 원시림에는 보통 사냥꾼들이 들어오지도 않았고 들어왔다고 해도 으레 포수마을에 들러 사냥허가를 얻게 되어 있었다. 그가 관아에서 나온 자라도 포수마을에 들러 그곳의 지배자인 장비장군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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