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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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톡 쏘는 맛. 졸복이다. 졸복은 가까운 바다의 암초지대에서 주로 산다.

작은 돌출물이 몸 전체를 덮고 있어 만지면 꺼칠꺼칠한 것이 특징. 크기는 주로 10cm 내외지만 30cm까지 성장한다.

그래도 복어의 일종으로 독이 있다. 6월에 독성이 많고, 맛도 강하다.

어린 시절 바닷낚시를 했던 제주사람이라면 졸복에 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랭이 낚시를 하다 보면 가끔 올라오는 것이 졸복이다. 미끼 도둑이 따로 없다. 낚시에 올라온 졸복의 배를 공처럼 부풀려 냅다 바다로 던지기를 수차례해야 했던 시절이다.

▲그 때 먹지 못하는 고기로만 알았던 졸복이 최근들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모양이다. 포를 뜨면 마리당 회 2점 정도가 고작이다. 자연산 복어의 가격을 매긴다면 졸복이 맨 아래다. 물론 지역이나 식당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순위로 치면 참복, 황복, 까치복, 밀복 다음이다. 동네에서 쉽게 접할수 있다 보니 근래들어 졸복을 먹고 중독증세로 숨지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몇일전 만해도 추자도참굴비축제 행사장에서 졸복을 스스로 요리해 먹은 주민들이 집단으로 중독증세를 보였다. 결국 1명이 숨지고 8명이 치료를 받았다. 졸복의 간 등 내장을 먹거나 이것을 썰었던 칼로 회를 만들어 먹다 중독됐다. 복어의 독성을 또 한번 실감케 하는 안타까운 사고다.

▲복어는 옛부터 먹고 죽을 만큼 맛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복어의 독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잊을 만하면 터진다.

복어의 독은 다른 물고기에게도 치명적이다.

그래서 어떤 물고기도 복어에게 접근하거나 잡아 먹으려 들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독이 있는 줄 알면서도 복어를 먹는 것은 사람뿐이다. 사실 복요리는 혈액순환에 좋고 성인병, 간장, 알코올중독 예방에 제격이다. 하지만 전문요리사 없이 손수 요리해 먹는 일만은 삼가야 한다.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어찌 그리 어리석단 말인가” 조선 정조 때 학자 이덕무가 복어의 독을 경계해 지었던 하돈탄(河豚嘆)의 일부다.



김홍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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