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상상력 발휘해야"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상상력 발휘해야"
  • 고경호
  • 승인 20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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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건국대학교 교수, 22일 JDC 글로벌 아카데미 13강좌서 주장
▲ 손석춘 교수.

“우리 사회는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도나 정책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 보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주권자로써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야만 우리 자손에게 행복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회장 김대성.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와 KCTV 제주방송(사장 오창수),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공동 주관하고 국토해양부가 후원하는 ‘2012년도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13강좌가 지난 22일 제주시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JDC 본사 4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좌의 강사로 나선 손석춘 건국대학교 교수는 ‘21세기 새로운 사회의 상상력’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금의 제도나 정책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 보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한 우리 사회의 단상=과거에 비해서 제주지역에서 이른바 ‘스카이 대학(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들어가는 비율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얘기를 한 교수에게 들었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은 제주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다수의 지방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교육 환경이 평등하지 않는데 있다.

 

쉽게 설명해 보면 서울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 특정지역 3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스카이 대학 진학률은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어학연수와 고액과외를 받고 수능 시험 전에는 족집게 과외까지 받는다.

 

이 족집게 과외는 한 과목에 수백만원이 들기 때문에 몇 개 과목만 받더라도 일천만원이 훨씬 넘는다.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학력 수준에서 편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젊은이들은 속칭 ‘삼포세대’라고 불린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이것은 과거와 달라진 한국사회의 풍경화다.

 

여기에 취업을 하는 대학생의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안정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근로자들은 컨베이어 시스템 양쪽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왼쪽 문을 조립하는 근로자는 정규직이지만 오른쪽 문을 조립하는 근로자들은 비정규직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단상이다.

 

또 한 가지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5%에 달하는 학생들이 ‘재미가 없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25%의 학생들이 ‘재미있다’고 응답한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처럼 세계 모든 지역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데 ‘재미없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스웨덴이나 핀란드에서 똑같은 설문을 하니깐 80%가 ‘재미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학생들의 생활을 관찰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곳 학생들은 오후 3시가 되면 모두 하교해 버린다. 그 나라에서는 명문대학에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학을 서열화 시키는 학벌 사회다. 학부모의 욕심도 작용한다. 좋은 대학에 보내서 좋은 곳에 취업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벌 사회를 왜 조장하는 것일까. 바로 먹고 살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란 결론이 나온다. 공부라도 잘 시켜야만 좋은 보수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웨덴과 핀란드와 같은 나라는 왜 학벌 사회를 만들지 않았을까. 바로 한국과 같이 학벌 사회를 없애기 위해 임금을 똑같이 주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든 고등학교만 졸업하든 보수 체계가 똑같다. 스웨덴이 바로 국회서 이런 법률을 통과시켰다.

 

수도권 지역에서 살았던 한 부부의 이야기다. 이 부부의 고향은 안면도라는 섬이다. 남편이 마침 수도권 지역에서 취업을 하면서 이들 부부는 부평지역에 신혼살림을 차리게 됐다. 연립주택 꼭대기 층에 전셋집을 구한 것이다. 그 연립주택에서 부인은 너무 착하다고 해서 ‘천사표’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그런데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IMF때 부도가 나면서 부부의 살림살이는 급속도로 어려워지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셋째 아이가 태어났다. 이 셋째 아이는 피부병을 가지고 있었지만 돈이 없어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초등학생인 아들이 수영장으로 현장 학습을 간다며 입장료 3000원을 주라고 했다. 하지만 부인은 돈이 없어서 결국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게 됐다. 더군다나 돈을 벌기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났던 남편도 연락이 끊기게 됐다.

 

그렇게 힘들 삶을 살던 부인은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고층 아파트에서 아이들을 내던진 뒤 자신도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 그 부인의 주머니에서는 ‘죄송하지만 제 고향인 안면도로 보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와 같이 경제적 사정은 비관한 자살이 우리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40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된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대부분이 경제적 사정 때문에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회장 김대성.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와 KCTV 제주방송(사장 오창수),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공동 주관하고 국토해양부가 후원하는 ‘2012년도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13강좌가 지난 22일 제주시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JDC 본사 4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고기철 기자>

▲당신의 상상이 새로운 사회를 만든다=이 같은 불행한 일들이 불가피한 것일까. 그렇다면 이 같은 불행한 일들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보자.

 

우선 만약에 우리나라에도 실업수당이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몇 개월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다음 취업 때까지 그 전 직장에서 받던 보수의 80%를 주면 자살을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학 졸업 때까지 학비를 지원해 주면 어떨까. 수영장 입장료가 없어서 자살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로 병원비가 무료라면 어떨까. 셋째 자살한 그 부인이 아이의 피부병을 고칠 수 있었을 것이다.
네 번째로 공공보육시설이 거주지와 직장마다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자살한 그 부인은 셋째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일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했을 것이다.

 

이 네 가지 가정은 모두 현실화 할 수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이 같은 네 가지 가정을 모두 법제화해서 실제로 실행하고 있다. 우리와 똑같은 자본주의 국가인데도 그렇다.

 

그렇다면 왜 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해야 할까, 공부를 열심히 해도 대학을 못가는 사람도 있다. 또 졸업생 중에는 가정 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게 얼마나 국가적인 낭비냐. 그런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면 국가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다.

 

다음으로 병원비를 무료를 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아픈데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야만적인 것이다. 먼 훗날 병원은 많은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죽는 일이 발생하면 이것도 국가적 손실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1년 예산은 350조원이나 된다. 이 중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5조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50조원에서 5조원은 많은 부분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감세 정책을 편 결과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법인세 등 1년간 세금이 무려 20조원이나 줄었다.

 

실로 엄청난 돈이고, 이 돈이면 대학생 반값 등록금은 시행할 수 있다. 또 무상보육도 가능할 것이다. 4대강 관련 예산만 보더라도 2년간 무려 18조원이 사용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인데도 이 같은 정책들을 펴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그와 같은 요구를 강력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쉽게 얘기하면 자식과 손자들이 어떤 나라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해봐야 한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떻게 살아왔느냐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제주4.3항쟁이 일어났을 때와 지금은 다르다. 한때 4.3을 언급하지도 못했던 과거가 있었다. 또 대통령을 한때 우리가 스스로 뽑지 못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뽑는다.

 

그렇다면 스웨던 등 북유럽 국가와 같이 우리사회가 변화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의 자손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느냐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잡아가는데 내가 무엇을 할까라는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는 바로 주권자이자 투표권자이기 때문이다.

 

문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797-5596.
고경호 기자 uni@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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