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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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우리 조상들이 주로 쓰던 화폐는 엽전(葉錢)이었다. 놋쇠로 만든 옛날의 주화(鑄貨)로 보면 무난하다. 중국의 것을 모방한 고려시대 건원통보가 엽전의 시초다. 이후 조선통보, 상평통보 등이 대표적인 엽전으로 인정 받는다.

18세기 이후 북쪽으로 회령, 남쪽으로는 제주에서도 엽전이 통용되는 등 유통 범위는 국내 각 지방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엽전은 아직 봉건적인 인습에서 탈피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널리 통용됐다.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경멸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흘러간 대중가요 ‘엽전 열닷냥’의 인기가 이를 잘 말해준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주화 역시 과거 엽전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동전 모이기 운동으로까지 내몰린 처지다. 소소한 물건이나 담뱃값을 치르고 잔돈으로 받는 정도지만 화폐로써 기능은 한다.

재미있는 것은 1998년에 발행된 500원짜리 주화가 많게는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1998년 금융위기 등으로 주화의 발행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동전 수집가들은 몸값이 최소 30만원에서 50만원에 이르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동전이라면 액면가의 2000배인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쯤되면 1998년 500원짜리 동전이 엽전이라고 무시당하진 않을 것이다.

▲동전 얘기를 하다보니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한국은행이 9월 제주에서 열리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제주 개최를 기념해 주화를 발행한다. 액면금액 5만원짜리 순도 99.9%의 은화. 기념주화의 앞면은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동물 7종을 표현한다. 뒷면에는 총회 로고와 슬로건을 넣는다.

최근들어서도 런던올림픽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주화를 비롯 여수세계박람회의 기념주화가 잇따라 나왔다.

이번 기념주화의 발행은 제주 WCC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주 WCC가 총회를 넘어 세계인이 공감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보는 이유다.

기념주화는 8월 28일 나온다.



김홍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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