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서 무더위-스트레스 한방에 날려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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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utd,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주말마다 야간 경기 마련

▲ 지난 15일 제주와 대전의 경기가 펼쳐진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도민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고기철 기자>
‘둥~둥~둥···.’


힘찬 북소리에 맞춰 박수소리와 환호, 탄식이 이어진다.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 조명탑 불빛 아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바탕 함성을 지르고 손바닥을 두드리다보면 90분이 후딱 지나간다.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녹색의 그라운드, 제주 전통 고기잡이배 테우와 그물을 형상화한 지붕, 한라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제주월드컵경기장이 바로 그곳이다.


과거 축구장은 선수와 마니아들만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제주 유일의 프로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FC(사장 변명기)가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도민 속으로 파고들면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변신은 시작됐다.


물론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의 하나로 평가받은 제주월드컵경기장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곳이지만 2%가 부족했다.


그 축구장이 하나의 놀이시설로 탈바꿈하면서 온 가족의 나들이 장소이자 연인들이 추억을 만드는 곳이고, 친구들과 어울려 스트레스를 푸는 역할까지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분주하다.


제주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홈경기마다 가동하고 있는 ‘작전명 1982’ 때문이다.


‘작전명 1982’는 팀 창단해인 1982년을 기념해 오늘의 선수로 지정된 선수가 입장 선착순 1982명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올 한 해 동안 1982명의 팬들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스킨십 마케팅이다.


지난 15일에는 허재원이 수박화채를 쐈고, 21일에는 브라질 특급 자일이 나쵸를 쏜다. 28일에는 박경훈 감독이 가세해 바베큐를 선사한다.


경기장 한편에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추고 마련된 키즈존은 어린이들에게 반갑고, 삼다 먹거리존이 있어 입이 즐겁다.


경기 시작과 함께 폭죽 세례 속에 서포터즈의 북소리가 높아지면 제주응원단 윈디스는 윈디걸들의 화려한 율동을 앞세워 자발적인 응원을 유도하며 흥을 돋운다.


▲ 제주FC의 응원단 윈디스의 윈디걸들이 관중들과 함께 응원을 펼치고 있다.<고기철 기자>
‘안방불패’로 유명한 제주선수들의 저력은 도민을 끌어들이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다.


골이 터질 때마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과 함성, 주인공의 골 세리머니는 단연 압권이다.


잠시 주춤했던 방울뱀축구의 제주는 지난 15일 대전을 상대로 골 폭죽을 터트려 경기장을 찾은 도민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리얼 카메라를 통한 키스타임, 3030 경품 대잔치 등은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게만 제공되는 팁이다.


제주시에서 손쉽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에 제주시청 정문과 제주종합경기장 입구, 한라대 입구에서 셔틀버스도 뜬다.


‘축구장이 재미있다’는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되면서 지난해 K-리그 16개 구단 중 홈경기 평균 관중 수 꼴찌였던 제주는 이달 내 한 경기 2만명 돌파를 꿈꾸고 있다.


오는 28일 서울전이 그 전환점으로, 이날은 화려한 폭죽쇼와 함께 전 입장객에게 과자도 쏠 예정이다.


경기 위축 분위기 속에 어깨는 움츠러들고 스트레스 또한 늘어만 가는데, 무더위에 지친 심신은 짜증나기 일쑤다.


가족, 애인, 친구, 동료 누구라도 좋다.


서귀포의 밤하늘 아래 한데 어울려 소리 지르고,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무더위도, 짜증도, 스트레스도 모두 훌훌 털어버리자.


제주유나이티는 대전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오는 21일 전남전과 28일 서울전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주말 오후 7시 야간경기를 마련하고 도민들에게 초대장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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