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의 목숨이자, 생명이나 다름 없다고 강조한데서 그 절박감이 묻어난다. 감귤을 쌀처럼 대등하게 보호해 제주 농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시할 것은 감귤 병해충 문제다. 협상이라는 말은 중국 감귤에서 확산되고 있는 과실파리와 황룡병을 완전히 박멸한 후에 나와도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한중 FTA는 조합장들의 인식대로, 또한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제주농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초대형 태풍이다. 그렇지않아도 올 들어 발효된 미국발 FTA의 위력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저가로 무장한 수입 오렌지의 물량 공세가 갈수록 거세 제주 농업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그 보다도 피해가 휠씬 큰 중국발 FTA마저 논의되고 있으니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그야말로 펄쩍 뛰고 분노할 일이다. 지리적 근접성과 생산구조의 유사성, 그리고 저렴한 생산비용과 노동력의 측면을 고려할 때 중국발 FTA는 제주농업을 궤멸시킬 회오리라 아니할 수 없다.
박 본부장은 간담회에서 “협상 과정에서 제주지역 농어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그 말이 공허한 약속이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5년 전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감귤을 초민감품목으로 선정하겠다던 정부 약속이 정반대 결과를 낳았던 일을 기억한다.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그 악몽은 한 번으로 족하다.
이 삼복더위에 들판에서, 그리고 과수원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는 제주 농민들을 더 이상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실천적으로 나와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