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중에서 최대 지출요인은 사교육비다. 월 평균 양육비의 23%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나와 있다. 그런 계량적 수치가 아니더라도 이 시대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일이다. 사교육비가 가정경제를 압박하는 결정적 요인인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은 다들 사교육을 받는데 내 아이만 안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정은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2 청소년 통계’를 보면 도내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 81%, 중학생 73.7%, 고등학생 50.3%로 나타났다. 초·중·고 전체적으로 68. 5%이고,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19만8000원이다. 주목할 것은 도내 중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이 전국 평균(71%)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제주시 고입 연합고사에 따른 경쟁 때문이다. 30년 이상 지속돼 온 이 고입체제가 중학생들의 조기(早期) 입시부담을 재촉하고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을 초래하고 있는 건 아닌 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학력경쟁이 엄연한 현실에서 사교육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배척할 순 없다.
문제는 매년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과 날로 심화되는 사교육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가 그 문제를 해소할 대안이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함으로써 지나친 사교육 의존현상을 덜어야 하는 것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좋은 강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사교육을 교내 울타리로 흡수하는 정책에 교육당국과 학교가 힘을 모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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