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줄일 ‘방과 후 학교’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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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부모 어깨에 얹혀진 자녀 양육이라는 짐은 실로 무겁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킬 때까지 드는 양육비용이 2억6000만원(2009년 기준)을 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 명을 기르는 데도 부모 허리가 휠 판인데 2명, 3명을 양육하기란 보통 버거운 일이 아니다.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이 과중한 양육비에 있다.

양육비 중에서 최대 지출요인은 사교육비다. 월 평균 양육비의 23%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나와 있다. 그런 계량적 수치가 아니더라도 이 시대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일이다. 사교육비가 가정경제를 압박하는 결정적 요인인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은 다들 사교육을 받는데 내 아이만 안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정은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2 청소년 통계’를 보면 도내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 81%, 중학생 73.7%, 고등학생 50.3%로 나타났다. 초·중·고 전체적으로 68. 5%이고,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19만8000원이다. 주목할 것은 도내 중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이 전국 평균(71%)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제주시 고입 연합고사에 따른 경쟁 때문이다. 30년 이상 지속돼 온 이 고입체제가 중학생들의 조기(早期) 입시부담을 재촉하고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을 초래하고 있는 건 아닌 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학력경쟁이 엄연한 현실에서 사교육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배척할 순 없다.

문제는 매년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과 날로 심화되는 사교육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가 그 문제를 해소할 대안이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함으로써 지나친 사교육 의존현상을 덜어야 하는 것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좋은 강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사교육을 교내 울타리로 흡수하는 정책에 교육당국과 학교가 힘을 모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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