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울릉도·독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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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제주대학교 교수 / 논설위원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울릉도·독도를 방문하였다. 최초라는 점에서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그 타이밍이 적정한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많다. 비판론자들은 임기 말 방문을 함으로써 차기 정권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으며 일본의 계략에 말려들어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화 하는 데 일조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일본의 이러한 정책을 잘 알고 있어서, 자극을 하지 않는 조용한 외교로 대응을 하여 왔었다.

이것은 비유를 하자면, “남의 집에 억지로 얹혀살던 사람이 합법적으로 쫓겨난 후에 어느 순간 이 집은 내 집이니 돌려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원래 집주인은 이러한 상황에 황당할 수밖에 없다. 자기 집이니까 당연하게 생각해서 별다른 대응을 취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이런 사안을 가지고 상대방의 계략에 말려들어 법적 대응을 한다면, 원래 주인이 얻는 명분과 실익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본 우익과 이에 편승한 정치인 등이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을 해오더라도, 우리는 의연하게 대처를 했다. 그러나 이러한 명분에 집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3일 국회의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울릉도·독도 방문은 3년 전부터 계획한 것이며 일본의 반응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상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예상과 고려를 토대로 환경부 장관을 대동하고 해당 도서지역을 순시했다고 본다. 그것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 통수권자의 통치권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통령의 지역 방문에 대해서도 한·일 간의 예민한 반응을 보이게 된 단초는 누구에게 있는가. 우리 입장에서는, 바로 일본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 중에는 동해 표기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 등과 더불어 독도 방문과 관련하여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독도 관련 전담부서 설치 등 부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일본이 대접을 받을지는 몰라도, 왜 한국 국민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일본인들은 자성해야 한다.

이처럼 광복절을 얼마 안 남긴 시점에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무기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기를 불어넣는 외교 행위이다. 참여나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전임 대통령들의 신중한(?) 외교 행위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국내 여론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대통령의 도서지역 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궤를 같이 하는 국내의 비판론자들에게 묻고 싶다. 단기적인 시각으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비판하는 것이 한국의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일본정부의 논리를 견고하게 하는데 일조를 하는 것인가?

지금 상황은 런던올림픽 5위와 축구 한일전에서의 완승을 계기로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감정은 최고조인 상태이다. 지난 세 차례에 걸친 올림픽에서의 성적을 볼 때 일본은 이제 우리의 상대가 아니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가 공개적으로 언명하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그러나 작금의 상황논리는 스포츠와 정치와 묘하게 혼재되면서 한·일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에게는 일본이라는 극복해야만 하는 상대가 있다. 우리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소니와 토요타 등을 넘어선 삼성과 현대 그리고 기아 등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외교에서도 일본을 넘어서는 그러한 선진 외교를 펼쳐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외교선진국이 되려면, 일본이 걸어온 길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대국답지 못한 행동은 과감히 탈피하고 타국을 배려하는 소통과 배려의 외교를 수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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