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의류(地衣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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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 보면 길옆에 있는 바위가 회색빛 반점으로 얼룩덜룩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벌초를 할 때 오래된 조상의 비석에서도 이끼 같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널리 분포되어 있지만 이름 자체는 생소한 생물종인 지의류(地衣類)다. 한자어로는 땅의 옷이라는 뜻이지만, 바위옷 또는 돌옷이라고도 한다.오래된 담장이나 기와 같은 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선태류(蘚苔類)인 이끼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 혼동되기도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이다.

 

필자도 김준민 전 서울대 교수의 저서 ‘들풀에서 줍는 과학’을 읽기 전에는 지의류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지의류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지의류는 균류(菌類)와 조류(藻類)가 공생하는 복합체로서 고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을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

 

얼어붙은 극지방, 뜨거운 사막 속에서도 살아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가 남극에서 벌이는 다양한 주제의 연구 활동 중에도 지의류가 포함되어 있다. 남극의 지의류들은 남극의 강한 자외선에도 수 백년의 세월을 잘 견디고 있다. 이런 성질을 분석해 자외선 차단기능이 강화된 화장품 등을 개발하면 대박을 칠 것이다.

 

지의류는 가장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도 성장이 가능한 ‘극한생물’이지만 대기오염에는 아주 예민하게 반응한다. 대기오염이 증가하면 다른 어떤 생물종보다 제일 먼저 영향을 받아 소멸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오늘날 대기환경 지표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강인한 생물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정답은 지의류이다. 2008년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 18개월 동안 박테리아와 각종 씨앗, 지의류 등이 담긴 실험 장치를 설치한 후 분석한 결과다.

 

▲지의류가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앞두고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총회 기간 동안 제주에서 서식하고 있는 지의류 100여 종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선보인다. 그 속에 청정 제주가 있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방식이 있다.
고동수 서귀포지사장 esook@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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