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역시 특별자치도가 출범하고 국제자유도시호가 출항하면서 세계 속의 관광도시와 천혜의 보물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국가 지역적으로 큰 성취를 이룬 데는 무엇보다 국난에 처할 때마다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신명을 바친 선열들의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목숨을 걸고 이 나라, 이 땅, 이 민족을 지켜준 애국선열과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그들을 예우하는 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마땅한 도리이자 기본적 예의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되돌아보면 부끄럽고 무거운 죄책감이 든다. 독립유공자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그 후손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경우, 지금까지 모두 156명의 독립유공자에게 포상이 이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연구와 증언을 종합해보면 그 보다 많은 선열들이 독립을 위해 항거하다가 투옥되거나 총칼에 쓰러졌다. 판결문 등 기록이 없다거나, 광복 이후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로 독립유공자 대상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상당하다. 그런가하면 독립유공자의 기준도 불분명해 어느 사람은 서훈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안 되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근민 지사가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이런 현실을 거론하며 숨어 있는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명예를 바로세우는 일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극히 타당한 인식이다. 지금이라도 전문가 자문과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제주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아직도 역사의 그늘에 묻혀있는 숱한 독립유공자들, 우리는 그 동안 무얼했는지를 새삼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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