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위선의 기회주의자로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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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한국문학정신 제주지부 총회장/수필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발간한 대담집(안철수의 생각)을 서점에서 구입하고 꼼꼼하게 정독하였다. 조금은 싱겁고 대학생의 모범 작문(作文)같은 느낌이 들었다. 머리와 가슴으로 고민한 흔적은 느낄 수 없었고 외교, 안보분야 및 대북정책은 뜬구름 잡는 듯 허점도 많아 보였다.

다음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질서에 큰 격변(激變)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국·중국·일본의 관계는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북한의 김정은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있다. 2015년 12월이면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고, 우리 군이 전시작전지휘권을 넘겨받게 된다. 대통령은 이런 외교, 안보 현안들의 해법을 찾느라 밤낮으로 고민하게 될 공산이 크다. 대담집에서는 이에 대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제주도의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 건설은 정파가 다른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정부가 동일하게 판단한 걸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설득과 소통이 생략된 채 강행된 강정마을 공사는 무리했다" 고 두루뭉수리로 넘어갔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계속 하자는 것인지, 주민 설득이 미흡하여 무리한 공사를 취소하자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제주 해군기지는 안철수 교수가 언급한 대로 김영삼 정부 때부터 20년간 추진된 과제다. 노무현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주민동의 및 여론수렴절차를 적법하게 거쳐 시작한 안보 국책사업이다.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아무리 국익(國益)이 걸려 있어도 국민 완전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국책사업을 전부 폐기할 것인지 묻고 싶다.

안 교수는 청춘 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의 고민과 아픔을 보듬으면서 20∼30대와도 교감했다고 자부(自負)했다. 그렇지만 내일이라는 희망을 위한 오늘의 고통이 도외시돼 있다. 누구든 고통 없이는 내일이라는 희망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看過)하고 있다.

특히 책 발간 후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이 위선의 기회주의자로 보는 것이다. 첫째, 대담집(안철수의 생각)에서 경제범죄에서 대해 사법적 단죄가 엄정하지 못했다고 했으며, 지난해 9월 강연에서 기업주의 범죄에 대해 “잡히면 반을 죽여 놔야 한다. 왜 사형을 못 시키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9년 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 운동에 동참한 것은 평소 주장과 다른 이중적 태도이다. 둘째, 2004년 나온 책(CEO 안철수)에서 안철수 연구소에는 나의 친척이 한명도 없다. 친인척을 채용하게 되면 다른 직원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지만 안 교수의 장인이 3년 동안 이사로 재직했고, 부인이 그 뒤를 이어 받았고, 안 교수의 친동생은 4년 동안 감사직을 맡았다고 한다. 셋째, 3년 전 한 TV예능프로그램에서 “새벽까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느라 가족한테 군대 간다는 말도 안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을 군대 가는 기차에 태워 보내고 혼자 돌아오는데 섭섭했다”고 털어놓았다. 넷째, 안철수 교수는 룸살롱 자체를 모른다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요즘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증언들이 잇달아 나와 술집을 출입했느냐 여부보다 거짓말 했느냐 여부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끝으로 책 출간의 목적이 분명하게 읽히는데도 공식적으로 아직 정치나 출마와 거리가 있는 것처럼 밝히고 있다. 대중의 관심과 정치적 이익을 챙기면서도 검증은 최대한 늦추겠다는 얕팍한 의도이다. 출마 선언을 미적거리는 것은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위선의 기회주의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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