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시간’이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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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숄츠. 코리아컨설트 대표
‘독도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 바다 한가운데 몇 개의 돌들로 이뤄진 이 섬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흥분하는 시간이 바로 내가 말하는 ‘독도의 시간’이다. 이 시간이 되면 모든 제조 회사들과 전국 각 운전자들의 자동차 뒷유리창 마저도 저마다 독도 수호자로 줄줄이 나선다.

9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있어 온 내겐 이 특별한 시간을 몇 차례 경험했고, 이는 보통 이 섬에 대한 일본의 억지 주장에 시민들이 분노를 느끼면서 도래되곤 했다. 그렇지만 나로선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정치 단체인 당 간의 내부 문제들이 많은 시기에 이 ‘독도의 시간’이 인터넷 상의 팝업창처럼 뜨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완전한 우연일까.

대통령의 친족이 감옥에 가고, 그의 몇몇 측근 사람들이 뇌물 수수 및 다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야당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제론 끝나지 않는 내부 갈등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금 한국의 정치 현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이럴때 마다 얼마나 자주 독도 카드를 쓰던지 그 힘은 언제나 강력하다. 내부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국민 모두가 뛰어 들어갈 수 있는 분노 집합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규모가 작던 크던 간에 모든 회사들이 나서는 이 전쟁은 ‘독도는 우리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보다 애국심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너무나 예측 가능하고, 저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도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확실히 일본과의 관계는 멀어지고, 식민지 시절의 부정적인 이슈도 함께 불거진다. 과거 잘못에 대한 사죄 요구 등 일본과의 많은 문제들이 수면에 떠오른다.

나의 개인적 믿음은 한국 정치가들의 최대의 두려움은 아마도 일본이 언젠가 완전히 사과하는 일일 것이다.

일본이 만약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철회하고, 위안부에게 저지른 만행을 완전히 인정하며, 사죄를 하고, 보상도 한다면 말이다.

아마도 내 생각엔 이건 문제 많은 한국 정치인에게 있어 악몽과도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내 의견이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분명 동감하는 한국인들도 있을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단순히 일본을 미워하는 것을 좋아해서 일본이 사과를 한다 해도 결코 완전히 받아 들이진 않을 것 같다.

몇 년 전 ‘독도의 시간’에 내 학생들에게 독도가 한국 땅임이 100% 확실한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들 모두가 확실하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그럼 일본이 독도는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러자 갑자기 조용한 침묵이 흘렀고 20명이 넘는 학생들 중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선 내가 독도가 한국의 영토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절대 오해하시지 않길 바란다.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한국 사람들이 정치가나 미디어의 이야기만 듣고 아무런 의심 또는 질문없이 믿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논쟁자의 한 쪽 의견만 듣는다면 둘 중 누가 옳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답은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 무식한 외국인이 두들겨 맞을 각오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뉴욕 타임즈에 광고를 하거나 타임스퀘어에서 사인 보드로 독도 이슈를 올리는 것은 이 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주장을 무시하는 것이 독도가 한국인의 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태도는 아닐까? 그렇다면 항상 반복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 행동들이 한국 정치인에게 그리고 어쩌면 한국인의 정신 전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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