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관후.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무국장/소설가
일본은 아시아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나라로 추락하고 있다. 경제 대국에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나라로 전락하는 일본은 지금 ‘멘탈 붕괴’ 상태다. 일본을 강타했던 쓰나미의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고, 잦은 지진 등 고질적인 자연 재해는 일본을 골병들게 하고 있다. 일본이 런던 올림픽에서 축구 한·일전이 있기 전까지는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였다. 그렇지만 한국 팀에게 보기 좋게 나자빠지면서 역시 멘탈 붕괴 상태다.

한·일 사이에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가 논란이 되고 있다. 붉은색 동그라미 주변으로 햇살이 강렬하게 퍼져 나가는 모습을 그린 깃발. 제국주의 시대 일장기와 함께 일본 국기로 대접받던 깃발. ‘떠오르는 태양의 기운’이란 뜻을 담고 있다는 깃발. 이것이 바로 욱일승천기다.

일본 체조 선수들은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유니폼을 입고서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받았다. 그렇지만 올림픽 축구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뛰다 동메달 수여가 보류됐다. 일본엔 허(許)하고, 한국엔 반(反)하는 짓이다.

욱일승천기는 바로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을 상징한다. 일본의 국기는 일장기지만, 일본군은 별도로 욱일승천기를 군기로 사용해 왔다. 일본 육군이 1870년 처음 육군기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1889년 일본 해군이 뒤이어 군기로 채택하여 일본군의 상징이 됐다. 일본이 1940년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며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하자, 욱일승천기는 ‘대동아기’로 불리며 제국주의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세계 대전이 종료되자, 욱일승천기는 사용이 금지됐다. 일본군이 해산된 후 자위(自衛) 목적으로 창설된 해상 자위대가 1952년부터 16줄기의 햇살을 가진 군기로 제정하면서 다시 부활했다. 현재는 육상 자위대 또한 일본군이 사용하던 욱일기를 변형한 8줄기의 햇살을 가진 군기를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욱일승천기는 아시아를 피로 물들이며 2000만명을 살해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이다. 나치 전범기 이상의 끔찍한 상징물을 평화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에서 공공연히 흔들고, 그것도 모자라 대표팀 유니폼으로 입고 나온 것은 인류에 대한 모독이다.

오늘날 일본 군국주의의 뻔뻔한 부활은 우리나라와 아시아 피해 당사국이 방치한 책임도 있다. 현재 일본 자위대에서 욱일승천기가 퇴출되도록 UN과 세계 각 국이 압력을 넣어야 한다. 최근 한·일 군사 교류 협정 파문에서 드러났듯, 자위대가 필요한 경우, 한반도에 주둔한다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가 한반도 상공에 다시 휘날리게 되는 셈이다.

전범기를 몸에 두른 일본 선수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한 국제 올림픽 위원회가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를 정치적 행위라고 문제 삼았다니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아찔할 뿐이다.

일본군이 죄 없는 중국인 100명을 누가 빨리 칼로 목 베나 시합했던 ‘남경 대학살’의 현장에 욱일승천기는 펄럭였다. 일본군 성 노예들의 한이 서린 곳, 우리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을 강제로 끌고 가는 징병 현장에도 욱일승천기는 나부꼈다.

히노마루의 태양 주변에 붉게 햇살이 퍼져 나가는 모양을 그려 넣은 군기(軍旗). 1945년 태평양 전쟁이 끝날 때까지 군국주의 일본의 상징이었던 군기.

욱일승천기는 온라인 사전 ‘위키피디아’엔 ‘전범기(War Criminal Flag)’로 등재돼 있다. 일본의 정식 국기인 일장기와는 다르지만 일본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국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